08 Aug.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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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愛

편지공모 우수작

괜찮아! 괜찮아! 나는 사랑받는 교사니까

글. 김가인 (전남 여수 삼성SDI여수어린이집)

띵 동!
“문 열렸습니다. 안녕하세요? 00아 오늘은 기분이 정말 좋아 보이구나!”
이렇게 저의 하루는 알록달록 개성이 넘치는 아이들을 맞이하는 일부터 시작이 됩니다. 사랑 가득한 아이들과 함께 한지 3년째가 되어가는 저는 3년차 어린이집 교사입니다.

봄이 되면 아이들과 자라나는 새싹을 보고 웃고, 뜨거운 여름에는 물놀이를 하며 즐기고, 가을이 되면 자연이 주는 보물을 찾으며 여기 저기 신나게 뛰어다니고, 맑고 깨끗한 눈이 내리는 겨울은 추운 손을 서로 잡고 호호~ 입김을 불어주었던 저와 저희 아이들이랍니다.
그만큼 지금의 3년차 저의 모습은 아이들과 신나게 뛰어놀고 그 속에서 자연이 주는 보물을 찾을 만큼 여유 있고 행복한 교사의 삶을 즐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처음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보육교사의 길을 택한 저에게도 3년 전 신입 교사로서 맞이하는 첫 오리엔테이션은 제가 생각했던 것만큼 행복이 가득하고 사랑이 가득하지는 않았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에게 보이는 저의 모습은 “어린 선생님!, 아이를 잘 볼 수 있을까?, 기저귀는 잘 채울 수 있을까?” 이런저런 말들을 제 앞에서 이야기 하시며, 불안감과 의심의 눈초리를 선물처럼 주셨습니다. 매사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저였지만, 이러한 말들을 듣고 나니 한동안 교사의 길을 택한 것에 고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에 포기할 수 없었고 항상 마음속으로 외쳤습니다.
“괜찮아! 정말 괜찮아! 내가 택한 교사의 길이니깐, 그리고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니까…. 나는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는 교사가 될 거니까!”

그렇게 아이들에게 끈임 없는 사랑을 주었고, 부모님들과도 어린이집에 있었던 아이의 사소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함께 공유하며 신뢰를 쌓았습니다. 저의 사랑을 받은 아이들은 이제 교사인 저에게 그 사랑을 돌려주며 “선생님 이거 집에서 그렸다요! 김가인 선생님이에요. 머리가 라푼젤처럼 길어요.” “선생님 이거 선생님 주려고 가지고 왔어요. 선물이에요.” 라며 건넨 작은 열매, 나뭇잎, 종이접기 하트 등 저를 사랑받는 교사로 만들어 주었답니다.

하루는 가을 소풍을 가기 3일 전 한 아이가 저에게 다가와 “선생님은 어떤 음식이 좋아요?” 라고 물어 보기에 “선생님은 사과가 좋아!” 라고 대답해주었고, 그 다음날 현관에서부터 웃으며 다가와서 “선생님은 사과를 잘라서 먹는 게 좋아요. 그냥 크게 먹는 게 좋아요.” 라고 물어보았습니다. 이 아이가 왜 물어볼까? 라고 생각하며 저는 “선생님은 백설 공주가 사과 먹는 것처럼 한 개를 앙! 베어 먹는 걸 좋아해!” 라고 다시 대답을 해주었고 제가 말하는 모습을 본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소풍을 가던 당일 아침 신나게 달려와 씩 웃으며 자신의 손에 쥐고 있던 하얀 봉투를 저에게 건네주었습니다. 봉투를 받은 저는 눈물이 날 만큼 너무 행복했습니다. 봉투 안에는 자르지 않은 빨간 사과 한 개가 있었고, 그 장면을 본 아이의 엄마께서는 “선생님 드린다고 냉장고에 있는 사과를 가족들에게 먹지 말라고 하면서 사과를 지켰다니까요~” 말씀 후에 저와 아이의 얼굴을 웃으며 바라보셨습니다. 그리고 아이의 따뜻한 마음과 부모님의 행복한 미소는 작고 빨간 사과를 더 달콤하게 만들어 주는 마법을 보여주었습니다. 3년차! 아직도 저는 아이들에게 사랑을 듬뿍 줘야하는 교사이며, 앞으로 5년! 10년! 20년! 아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을 교사이기도 합니다. 마치 사과처럼 달콤한 저의 유아교사 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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