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Aug.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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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탐구중

식사 시간 짧게, 칫솔질은 부모가 직접 챙기세요

글. 류성용 (뉴연세치과 원장)
류성용 원장

아이들의 유치 관리는 성장기 때 음식을 잘 섭취하도록 하여 균형잡힌 발육에 도움을 주는 것이 기본 목적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유치관리의 실패가 영구치 교환 시기에 부정교합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이 되는 만큼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성인들의 영구치 건강도 바로 이런 유치 젖니의 관리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영구치와 유치는 작은 충치라도 급속도로 진행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유치·영구치, 3개월에 한 번 정기검진 필요

유치는 영구치보다 인체에서 가장 단단한 조직인 치아의 외투껍질 법랑질(enamel)이 얇고, 치수신경관이 크기 때문에, 작은 충치라도 급속도로 치수신경까지 침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유치를 가진 어린이들은 적어도 3개월에 한 번씩은 정기검진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영구치는 유치보다 씹는면인 교합면의 고랑이 더 깊게 파여 있어서 충치가 잘 생길 수 있는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영구치와 유치가 교환하는 시기의 어린이들은 적어도 3개월에 한 번씩은 치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유치는 영구치보다 크기가 작습니다. 치아 사이에 틈과 공간이 많아 듬성듬성 나게 됩니다. 그래야만 큰 영구치가 날 자리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유치가 따닥따닥 붙어서 났다면 영구치가 교환되어 부정교합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들의 유치 젖니라도 충치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를 잘해주어야 하고 또 충치가 생겼을 때는 바로바로 치료를 해주어야 합니다. 아이들 유치에 특히 잘 생기는 인접면 충치는 이 인접면 충치로 인해 후속 영구치가 맹출할 충분한 공간이 상실될 우려가 발생합니다. 즉, 후속 영구치가 잘 맹출하도록 공간 상실을 막는다는 측면에서도 반드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치과의사로서 수많은 아이들을 보면서 느끼는 단상은 늘 비슷했는데 이렇게 하면 충치가 덜 생겼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은 순간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식사 시간 30분 내로, 칫솔질은 부모가 직접 해주세요

사실 다음 두 가지만 잘 실천하면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치아에 생기는 충치를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습니다.

첫째, 밥 먹는 시간은 30분 내외로 짧게 하세요.
둘째, 칫솔질은 전적으로 아이에게 맡기지 말고 부모님이 직접 꼼꼼히 닦아주세요.

바로 위 두 가지가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이 반드시 기억하셔야할 핵심 키워드입니다. 아이들의 유치 젖니는 영구치에 비해서 광화가 덜되어 무르고 취약한 구조입니다. 그래서 유치는 충치가 잘생기기도 하지만, 일단 한번 충치가 생기면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진행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위아래 좌우 할 것 없이 거의 모든 치아에 충치가 광범위하게 생겨 치과치료를 받는 아이들 중에는, 충치치료 하는 중간에도 불과 며칠 사이에 다른 부위에 새롭게 충치가 생기는 일도 종종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충치가 여기저기 광범위하게 생기게 되면, 아이들은 음식을 먹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영양장애나 성장발육, 치아발육에도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3~4세 전후 유아에서 광범위한 충치들이 생겨 치과 치료를 받게 되는 경우는, 치과에 여러 번 내원해야 하고, 공포스러운 치과 치료를 받는 아이들의 행동조절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일반 치과에서는 치료를 진행하지 못하고 어린이 전문치과에서나 치료가 가능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소아전문치과에서 아이가 치료도중 발버둥치지 못하도록 꽁꽁 묶어두고 치료를 한다거나, 잠을 재워 수면치료로 치과치료를 진행하게 되는데, 이런 과정을 지켜보는 부모님의 마음도 결코 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저 또한 누구보다 이런 점을 잘 아는 치과의사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제 딸들은 3~4세 무렵 어린 나이에 광범위한 충치가 생겨 제가 직접 치료를 하지 못하고 후배가 운영하는 어린이 전문치과에서 수면치료로 충치치료를 했던 값비싼 경험이 있답니다.

그래서 사랑하는 자녀들의 충치 예방을 위해 부모님이 해야 하는 최소한의 것을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어린 아이들이 충치가 생기는 것은 거의 전적으로 부모님 탓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린 아이들의 충치를 예방하기 위한 저의 두 가지 조언은, 유치열 교합이 완성되는 2세 이상 부터 혼합치열기 교합인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식사시간은 되도록 짧게 하는 것이 좋아요

아이가 잠투정하면서 보챈다고 해서 우유나 주스 같은 것을 채운 젖병을 물려 재우면 절대 안 된다는 것은 이제는 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 아이의 치아가 우유나 주스의 당분에 오랜시간 동안 담궈져 있게 되므로 광범위한 충치가 진행됩니다. 젖을 떼고 이유식을 시작하는 아이라고 해서 이런 원칙에서 예외가 되는 아닙니다.

아이들이 밥먹는 시간이 1시간을 넘길 정도로 너무 오래 걸리면 아이들의 치아 건강에는 치명적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밥을 잘 먹으려 들지 않는다고 해서 어떻게 하든 한술이라도 더 먹이고 싶은 것은 저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충분히 이해를 합니다. 하지만 TV나 스마트폰을 보면서 밥을 먹는 습관은 시간도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치아건강에는 치명적일 정도로 좋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음식을 오랫동안 입안에 머금고 있게 되면, 음식물에 포함된 당분에 치아가 오랜 시간 잠기게 되어 충치가 생길 확률이 매우 높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치과의사로서 충치가 여기저기 많이 생긴 아이들을 보면 대부분 식사시간이 매우 긴 편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식사시간을 30분 내외가 되도록 짧게 하라는 것이 음식을 씹지 말고 그냥 삼키라는 뜻이 아닙니다. 음식을 꼭꼭 씹어 먹되 입안에 음식물을 오랫동안 머금고 있지 말라는 뜻입니다. 음식은 당연히 꼭꼭 씹어 먹어야죠.

치과 치료 및 치실 사용

 

젖니 충치 예방 위해 치경부 세심히 닦아야해요

밥이든 간식이든 무엇이든 먹고 난 후에는 반드시 부모님이 직접 칫솔과 치실을 사용하여 아이의 치아를 깨끗이 닦아 주어야 합니다. 아직 손놀림도 어눌하고 꼼꼼하지 못한 어린아이에게 알아서 잘하겠지 하며 칫솔질을 전적으로 맡기는 것은 부모로서 무책임한 행동입니다. 아이들이 칫솔질을 잘해봤자 얼마나 잘하겠습니까? 치과의사로서 수많은 환자분들을 보아왔지만 성인들도 칫솔질 제대로 잘 하는 분들 거의 못 봤습니다. 아직 유치원이나 초등학생밖에 안된 아이들이 칫솔질 알아서 잘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됩니다.

아이에게 전적으로 맡기지 말고 부모님이 칫솔질에 직접 관여하여 챙겨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습관을 들이는 측면에서는 아이에게 칫솔질 시작을 잠시 맡기는 것은 좋습니다. 되도록 불소가 함유된 치약을 사용하여 부모님이 직접 꼼꼼히 아이의 치아를 닦아주되, 특히 아이의 치아와 잇몸 사이 치경부 부분을 더욱 신경 써서 뽀드득 소리가 날 때까지 꼼꼼히 닦아주어야 합니다. 아이들 젖니의 충치발생지점은 치아와 잇몸 사이 치경부에서 많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유치가 나오기 시작하면 치실사용 습관 들여요

부모님이 아이의 이를 직접 닦아 줄때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크게 강조하고 싶은 것이 바로 치실사용입니다. 치실을 반드시 사용하여 아이들의 치아와 치아 사이도 부모님이 직접 꼼꼼히 닦아 주어야 합니다. 예쁘게 생긴 어린이 전용 치실을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손잡이가 달려 있어 아이들 스스로 하든 부모님이 아이들 치아 사이를 치실질 해줄 때도 편리합니다.

어린이의 충치는 주로 치아와 치아 사이에서 많이 발생하므로 치아사이의 칫솔질이 잘 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사실 어른들이라고 하더라도 치실을 사용하지 않으면 치아 사이의 치태나 플라그를 평생 단 한 번도 닦아본 적이 없어 매우 불결한 상태인 경우도 있습니다. 평생 단 한 번도 닦인 적이 없는 치아와 치아 사이…. 이쯤되면 잇몸질환인 충치나 풍치가 생기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입니다. 치실을 사용하면 치아사이가 벌어지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 또한 많은데, 잇몸질환으로 이미 상당부분 치조골 파괴가 진행된 경우가 아니라면 치실 사용으로 절대 치아가 벌어지는 일은 없으니 안심하고 사용하여도 무방합니다.

부모님이 직접 꼼꼼히 아이들의 치아와 치아 사이를 치실질 해주는 것이 너무나 중요합니다. 이렇게 치실만 열심히 잘 사용하여도 아이들의 충치 절반 이상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습니다. 손잡이가 달린 치실은 3~5살 어린 아이들도 손쉽게 혼자서 치실질을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도 치실질 후 느끼는 개운함과 시원함을 잘 알기 때문에 치실질에 대한 거부감도 없습니다.

어린이의 치실 사용

제 딸이 5살때 치실을 사용하는 모습입니다. 치실은 보통 앞니부위부터 어금니 부위의 순서대로 진행합니다. 처음엔 거울을 보면서 하는 것이 좋은데, 이렇게 손잡이 달린 치실은 거울 없이도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치실은 치아의 면을 따라서 치아의 위아래로 슥삭~~슥삭 지나간다는 기분으로 하면 됩니다. 단, 치아를 톱질하듯이 치실을 옆으로 하는 운동이 아니라 치아의 면을 따라서 위아래로 하는 운동이라는 것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치아와 치아 사이의 모든 공간을 이렇게 치실로 두세번 슥삭~ 슥삭 쓸어올리면서 치아 사이의 남은 음식찌꺼기와 치태를 제거합니다. 손잡이 달린 치실은 처음에는 아이들이 거부할수도 있지만 익숙해지면 굉장히 개운하고 시원하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시키지 않아도 아이들이 잘 하게 됩니다. 이런 치실 사용은 어린나이에 시작할수록 좋습니다.

 

0~1세, 부모가 실리콘 칫솔 이용해 닦아줘야 해요

앞니가 처음 나기 시작하는 0세 아이들의 치아는 거즈로 부모님이 직접 젖니 유치를 닦아줍니다. 아이의 유치가 나오기 시작하면 음식을 먹은 직후에는 반드시 거즈를 사용하여 꼼꼼히 부모님이 닦아주어야 합니다.

0~1세 아이들의 치아를 칫솔질해주기 위해 실리콘 칫솔을 사용합니다. 0~1세 아이들에게서 어금니가 나오기 시작하면 부모님이 실리콘 칫솔을 손가락에 끼고 아이들의 치아를 꼼꼼히 닦아주어야 합니다. 젖니와 어금니까지 모두 나와 어느 정도 교합이 완성된 2세 이후에라도 아이가 칫솔질이 어느 정도 능숙해질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는 부모님이 직접 칫솔질 해주어야 합니다.

아이를 무릎에 안고 부모님이 아이의 치아를 직접 꼼꼼히 닦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치실 사용은 유치가 나오기 시작하는 어린 나이 때부터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사랑하는 자녀를 위해 다음 두 가지를 반드시 꼭 기억하세요.

1. 아이들 밥 먹는 시간은 되도록 짧게 하세요.
2. 칫솔질은 전적으로 아이에게 맡기지 말고 부모님이 직접 꼼꼼히 닦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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