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Aug.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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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에게 물어요

 

육아상담 코너 - 접수 안내

웹진 아이사랑에서는 육아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 어린이집 교사 및 부모를 대상으로 전문가 상담 코너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육아에 대한 궁금한 점을 메일(byeri68@naver.com)로 보내주시면 선정된 사례에 대해 전문가가 해답을 드립니다. 상담은 서면으로 진행되며 상담 내용은 웹진 아이사랑에 게재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의견 접수 : byeri68@naver.com
- 접수 마감 : 10월 13일(화요일)


외동아이를 둔 부모나, 세 명의 아이를 둔 부모나 육아가 버겁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남들은 사소하게 생각할 일이라도 내 아이 문제가 되면 엄청난 무게가 어깨를 짓누릅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궁금한 점도 늘어납니다.
교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은 모두 다릅니다. 각양각색의 아이들을 보살피며 수시로 의문을 갖습니다.
학부모님과 교사의 어려움을 덜어드리고자 상담 신청을 받았습니다. 이향숙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소장이 서면으로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사례 1 - 교사>

기분이 상하면 몸을 못 가누며 쓰러지는 아이

안녕하세요.
4세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가정 어린이집입니다.

이 아이가 3세 때부터 그런 행동을 한건 아닙니다. 활동량이 많고 사소한 일에 잘 삐지기는 해도 그런 증세는 없었는데 4세 6월 달부터 이상 증세가 생겼어요. 집에서 스티커를 가져 왔는데 친구가 뺏어 갔어요. 그래서 대성통곡을 하니까 친구가 사과를 하고 돌려 줬는데 분이 안 풀렸는지 집어 던지며 울기에 ‘친구가 사과했는데도 속상해?’ 하며 안아 줬는데 미세하게 떨면서 쓰러졌어요.

일자로 누워서 교사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거 같고 몸도 뜻대로 안 움직이는 것 같았어요. 1분정도 그렇게 있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 놀라서 주무르고 아이 엄마한테 전화를 했더니 최근에 집에서도 두 번 정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하시며 별로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십니다.

두 번째는 ‘놀잇감을 빌려줄래?’ 했는데 친구가 거절해서 그런 행동을 하고 세 번째는 타는 놀잇감을 태워달라고 했는데 거절당해서….
정말 사소한 일이고 크게 반응을 하지 않다가 갑자기 힘이 풀리면서 쓰러져요.
엄마는 분노발작 같다고 그냥 신경 써서 봐달라는 반응입니다. 집에서도 세 번 정도 그런 일이 있었고 모두 최근입니다. 병원을 안 가도 정말 괜찮은 건지 걱정이 되네요.

인터넷검색으로는 분노발작은 4세 정도부터 사라진다고는 하는데….
요즘 들어 그런 증상을 보이는 아이를 보는 맘이 너무 걱정스럽네요.
치료를 받아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답변 부탁드려요

 

<답변> 아이의 불안을 이해하고 상황에 따라 ‘타임아웃’ 등 적절히 대처해야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이향숙 소장입니다.
선생님께서 보신 것처럼 아이는 분노발작일 수 있습니다. 18개월~3세경 어린이에게 많으며,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며 자율성을 원하지만 몸이 뜻대로 따라주지 않고,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좌절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즉, 외부의 통제와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은 욕구 사이의 갈등과 분노로 인해 발생합니다. 자율적 의지가 통제되면 분노 발작 즉 떼쓰기가 나타나게 되는데 이것은 유아가 아직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좌절감으로 인해 울고 소리치고, 호흡정지발작, 분노발작과 사물이나 사람에 대한 공격적 행동 등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때 어른들은, 아이의 갈등은 이해하지만 그런 표현 방법은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를 취해야 합니다. 특히 부모 스스로가 아이에 대해서 바로바로 분노 표출을 보이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혼내기 보다는 무관심하시는 것이 좋고, 너무 심할 대는 “네가 화가 난 것은 알고 있지만 진정해라”라고 반응해보세요. 분노발작이 심하다고 원하는 것에 대한 보상을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아이가 어떤 일에 좌절해 떼를 쓴다면 도와주셔야 합니다. 부모가 자기 얘기를 알아들지 못하거나, 혼자 힘으로 뭔가를 하지 못할 때 좌절하게 된다면 “내가 도와줄 일이 없니?”하며 들어주고 포기하지 않도록 격려해줘야 합니다. 그러나 주의를 끌려고 하거나 무엇인가를 요구하기 위해 떼를 쓸 때는 무시해야 합니다. 이런 아이의 욕구에 굴복해서는 안 되며 자기 스스로 떼쓰는게 효과가 없다는 걸 느낄 때까지 무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떼를 쓰며 주위 사람을 때리거나, 소리 지르거나 파괴적인 행동을 한다면 ‘타임아웃’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머리를 부딪치는 행동을 한다면 베게나 쿠션을 대주어 아이가 다치지 않도록 합니다. 아이가 갑자기 호흡을 멈추어 버릴 때 부모가 흥분하게 되면 아이의 발작은 더 심해집니다. 호흡을 멈추고 실신하더라도 뇌의 호흡중추가 자극되어 자동적으로 다시 호흡하게 되므로 염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부모와 선생님은 소리를 지르거나 감정적으로 흥분하지 않고 진정함으로써 아이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요하지 않은 일로 떼쓰기를 한다면, 떼쓰기 전에 그렇게 하도록 허용하시고, 잠자거나 어린이집에 가는 것처럼 중요한 일은 떼를 쓴다고 허용해서는 안됩니다. 이런 경우 아동에게 하고 있는 일을 즉각 멈추라고 얘기하는 대신에 5분간 경고를 주면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아이에게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며, 발작 행동을 유발할 만한 사건에 대해 미리 예고하고 준비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호흡정지발작은 생후 24개월까지 흔히 보이는 행동문제 중 하나의 증상으로, 의식을 잃거나 경련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질환과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아동의 발작에 관심도 중요하지만 이보다는 아동의 불안이나 좌절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모가 아동을 일관성 없이 지도할 때, 아이가 화를 낼 때 표출하지 못하도록 억제될 때, 아기의 행동을 일일이 비평하거나 과도하게 문제 삼을 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 아이의 분노발작을 무시하고, 표현방법이 옳지 않음을 지도하셔도 아이의 행동이 지속된다면, 부모의 양육관련 교육과 더불어 아동의 자율성이 지지받고 불안을 낮추고 좌절을 견딜 수 있도록 조절훈련을 할 수 있는 심리치료가 필요합니다.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사례 2 - 부모>

이유식을 안 먹는 9개월 아기

9개월된 사내아이를 둔 아빠입니다. 마흔이 되어 얻은 첫 아이라 마냥 귀엽고 보기만 해도 뿌듯합니다. 태어나자마자 고열로 격리돼서 젖도 늦게 물린 아인데, 이후로는 잔병치레 없이 잘 커줘서 고맙기도 하죠.

요새 걱정이라면, 큰 문제는 아닐 수도 있지만, 아이가 이가 나고 이유식을 챙겨주는데 잘 안 먹네요. 그렇다고 다른 음식을 전혀 손을 안대는 것은 아니고 과일은 잘 먹습니다. 선호도가 있긴 하지만 블루베리, 수박, 자두를 좋아하고 심지어는 오이도 먹어요. 요새는 치즈도 좋아합니다.

아이의 발달 상황은 괜찮습니다. 체중도 키도 평균이고 머리둘레만 조금 커요. 이는 6개가 났고 지금 아랫니 2개가 또 올라오고 있어요. 100일 정도 모유 먹이다가 분유로 갈아탔고 지금은 하루에 1000cc정도 먹습니다. 아이 엄마는 아이가 안 먹어도 매일 정성껏 이유식을 만들고 있어요. 아이가 이유식을 좋아하게 할 방법이 있을까요?

 

<답변> 분유의 양 줄이고 좋아하는 맛에 다양한 재료 섞어 시도

귀하게 얻은 아들이 9개월 동안 아무 병 없이 잘 커주고 있다니 다행스럽고 안도감이 듭니다. 게다가 체중이나 키도 평균 크기에 맞추어 잘 자라고 있으니 한숨 놓으셨을 텐데 현재는 이유식이 또 다른 과제이지요.
영아가 이유식을 먹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예민한 영아의 경우, 재료가 가지고 있는 작은 맛의 차이에도 매우 민감할 수 있으며 이유식의 재료 비율이나 물의 양 조절이 제대로 안 되면 이유식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이유식을 만드실 때 눈대중으로 재료의 비율을 조절하는 것보다는 전자저울을 이용하여 정확한 양을 넣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이유식이 시간이 지나 식어버리게 되어 차갑거나, 반대로 너무 뜨거우면 한 숟가락 맛본 후 입을 꼭 다물어버릴 수 있습니다. 영아마다 입에 맞는 온도가 조금씩 다르므로 자녀에게 맞는 온도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한 냉동냉장 보관해둔 이유식은 잘 먹지 않고 새로 만들어 주는 이유식을 잘 먹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 점 또한 유념해주세요.

혹 자녀에게 이유식을 재촉하지는 않았는지 양육자의 태도를 점검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영아는 양육자의 급한 표정이나 어감으로도 상황을 눈치 챌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이유로 이유식을 거부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는 여유를 가지고 이유식 먹는 즐거움을 가르쳐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유식을 할 때에 생각보다 유아들이 잘 안 먹으려 하고 모유나 우유만 고집해 어머니들이 애를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칙은 우선 급한 마음으로 서두르지 말고, 식습관을 형성해 나가는 초기 이유식이니만큼 여유 있는 마음을 지니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아이가 먹는 것에 익숙해지고 식사시간을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으므로, 재촉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여러 가지 요령이나 시도들을 다양하게 해보시길 권합니다.

첫째, 무엇보다 영향을 주는 것의 하나가 분유의 양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하루 1리터의 분유를 먹고 있다면, 충분히 배가 부르기 때문에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고 싶지 않을 수 있으므로 분유 양을 하루 5~600ml로 줄이면서 살짝 배고플 때를 기다려 권해 보시거나, 조금씩 이유식을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너무 배고플 때는 시원하게 넘어가는 분유만큼 잘 넘어가진 않아서 이유식에 짜증이나 반감을 보일 수 있으므로, 너무 되지 않은지 농도를 살펴보시고, 분유를 조금 먹인 후 시도해 보실 수 있습니다.

아이가 과일을 잘 먹는다면 혹시 달달한 입맛에 길들여져 있어서 밋밋한 초기 이유식에 대해 거부감이 들었을 수 있습니다. 이때는 고기 육수국물을 내서 간을 한다든지 감칠맛을 더해보는 것도 방법이며, 평소 좋아하는 과일재료나 단맛이 도는 재료와 함께 섞어 만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9개월이면 아기가 좋아한다는 치즈나 참기름을 넣어서 만드는 것도 아이 입맛을 돋울 수 있어 보입니다. 물론 단맛이 입에 베이면 계속 그런 음식만 찾을 것이란 걱정이 앞서겠지만, 일단 잘 먹게 되면 점차 단맛을 줄여나가며 안정적으로 이유식에 도달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으니까요. 또는 조리하는 재료를 무르게 해서 줄 때와, 약간 단단하게 만들어줄 때의 식감 선호도를 살펴보시면서 재료 양이나 물의 비율도 적절히 바꿔보실 필요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이의 눈에 들어올 만한 예쁜 그릇과 좋아하는 캐릭터의 숟가락을 준비하기, 같은 재료라도 예쁘게 담고, 여러 가지 모양으로 썰어 색깔도 다양하게 신경 써 보는 것은 어떨지요. 아이가 어머니의 수고만큼, 점차 행복하고 기분 좋은 식사 시간을 맞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답변이 도움이 되었기 바랍니다.

발행일 : 2015. 9. 2 | 전화 : 02-6360-6241 | 웹진 <아이사랑>은 두 달마다 우리 아이를 사랑하는 독자들과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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