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Aug. 2014
지난호보기
우리들愛

편지공모 우수작

오늘도 슬기반 꽃이 피었습니다…

박서희 (서울 동대문구)

‘꽃은 참 예쁘다. 풀꽃도 예쁘다. 이 꽃 저 꽃… 저 꽃 이 꽃…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시로 만든 동요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의 가사입니다. 보육교사가 되고 처음 이 동요를 초등학교에 진학할 7세반 친구들에게 가르쳐주며 지금까지도 제 마음의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가사입니다. 아이들 모두 꽃처럼 예쁘지 않은 아이는 없습니다. 이 아이… 저 아이… 저마다 성향이 다르고 말투, 행동, 가정환경도 모두 다른 아이들 중에 누구 하나 예쁘지 않은 아이는 없습니다.

보육교사의 하루일과는 드라마에서 보여 지는 환한 아침햇살에 웃으며 아이들과 인사하고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단순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그 이상으로 아이들이 혹여 다치진 않을까 손을 씻을 때 계단을 오르내릴 때 놀이를 할 때 항상 아이들의 모습을 관찰하고 긴장하며 생활합니다. 아이들이 놀이하는 시간에도 다양한 영역에서 많은 경험을 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모델링이 되어주어야 하는 저는 보육교사입니다. 부모님들께 우리 반 아이들 한 명 한 명 마다 하루 동안 생활하며 있었던 특이사항, 칭찬할 일, 수정해야할 행동, 사용하는 언어를 관찰하고 바르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저는 보육교사입니다.

아침이면 엄마와 헤어지는 것이 아쉬워 울먹이는 아이들을 달래고 선생님과 즐겁게 생활할 수 있도록 웃는 얼굴로 아이들을 맞이하는 저는 보육교사입니다. 수업시간이면 집중하기 어려워하는 아이들도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수업을 고민하는 저는 보육교사입니다. 식사시간이면 아이들이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먹어볼 수 있도록 반찬의 이름을 알려주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선생님의 식사보다는 아이들의 식사자세와 좋아하는 반찬을 먹는 모습을 관찰하며 올바른 식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하는 저는 보육교사입니다. 아이들의 컨디션과 흥미에 따라 실외활동과 휴식시간을 적절히 배치하며 하루를 운영하고 어린이집의 불이 꺼지는 낮잠시간이면 맞벌이 가정으로 자주 만날 수 없는 부모님께 아이의 하루일과를 수첩에 손글씨로 적어 전해드리는 저는 보육교사입니다.

사람을 만났을 때 어떻게 인사를 하는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감정을 배려하고 어떤 말을 건네야 하는지, 봄이 되어 어떤 꽃이 피어나는지, 애벌레가 어떻게 나비가 되어 가는지, 교육 그 이상으로 아이들에게 세상은 참 살만한 곳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은 저는 보육교사입니다. 아이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간 저녁시간, 다음날 아이들에게 전해줄 이야기를 준비하고, 교실의 아이들 흔적으로 흩어져 있는 놀잇감을 다시 깨끗하게 정리하는 저는 보육교사입니다. “선생님… 내일 만나요.” 라는 편지를 전해주고 웃으며 돌아서는 아이의 뒷모습이 자려고 누운 밤새 생각나 기대하며 만날 아이들의 내일을 내가 어떻게 채워줄 수 있을까… 생각하다 흐뭇하고 말할 수 없는 책임감으로 밤을 채우는 저는 보육교사입니다. 어디에 있어도 하나하나 떠오르는 웃는 얼굴들… 아이가 했던 말이 생각나 문득 눈물이 나기도 하는 저는 보육교사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어린이집 보내기가 못미덥고 겁난다 해도 내 반 아이들은 내 자식처럼 돌보는 현장의 많은 선생님들이 계십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세상의 구성원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인성과 사회적 가치, 주제와 관련된 수업을 준비하며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계실 그분들을 무한 응원합니다. 한 인간의 인격이 완성되는 유아기를 책임지고 교육하는 저희는 보육교사입니다….
오늘도 아이들 웃음소리로 어린이집 가득 슬기반 꽃이 피었습니다….

아이들의 꿈이 자라는 꿈마루어린이집에서 슬기반 교사 드림.

발행일 : 2015. 5. 6 | 전화 : 02-6360-6241 | 웹진 <아이사랑>은 두 달마다 우리 아이를 사랑하는 독자들과 만납니다.
Copyrights(c) 2009~2015 <웹진 아이사랑> All Rights Reserved. 웹진 아이사랑의 모든 콘텐츠에 대한 무단도용이나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