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Aug.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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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에게 물어요

 

육아상담 코너 - 접수 안내

웹진 아이사랑에서는 육아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 어린이집 교사 및 부모를 대상으로 전문가 상담 코너를 신설했습니다. 육아에 대한 궁금한 점을 메일(byeri68@naver.com)로 보내주시면 선정된 사례에 대해 전문가가 서면으로 상담을 해드립니다. 상담 내용은 웹진 아이사랑에 게재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의견 접수 : byeri68@naver.com
- 접수 마감 : 11월 3일(월요일)


외동아이를 둔 부모나, 세 명의 아이를 둔 부모나 육아는 버겁습니다. 남들은 사소하게 볼 일이라도 내 아이 일이 되면 엄청난 무게가 어깨를 짓누릅니다.
교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은 모두 다릅니다. 각양각색의 아이들을 보살피며 수시로 의문을 갖습니다.
학부모님과 교사의 어려움을 덜어드리고자 상담 신청을 받았습니다. 이향숙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소장이 서면으로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사례 1 - 학부모>

폭력적으로 변한 삼형제 중 6세인 둘째 아들

아들 셋을 두고 있는 직장맘입니다. 유아교육전공하고 유치원에서 근무하다 아이를 낳고서 부터는 어린이집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이 많다보니 일반아동은 물론 통합반 운영에서 장애아 보육까지 뭐든 잘 하는 교사가 되었답니다.
그런데 우리집 아이들 다루기는 더 힘이 드는 것 같습니다. 100명을 모아놓고 대그룹활동을 해도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데, 울 아들들 셋을 데리고 뭘 하기가 힘드네요.

특히 그 중 둘째가 요즘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셋 중 가장 조용하고 말을 잘 듣는 아이였는데 얼마 전부터 많은 문제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6세가 되고 달라도 너무 달라졌습니다. 수업시간이면 집중력이 남달라 선생님의 말씀을 토씨 하나 놓치지 않고 전하던 아이가 요즘은 소리 지르고 장난치며 수업을 방해한다고 합니다. 또한 집에서도 한 살 어린 동생을 괴롭히며 이유 없이 지나가다 동생을 때리고 손에 든 물건은 무조건 빼앗고 울리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형에게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놀이를 진행하지 않으면 삐져서 가버리거나 숨어버려서 형이 비유를 맞춰가며 놀고 있답니다.
형이 워낙 동생을 잘 챙기고 잘 놀아주는 아이라서 둘째가 아무리 못되게 굴어도 놀이를 진행하기 위해 계속 맞춰주기에 전 약속이나 규칙을 안 지키면 둘째를 빼고 놀라고 이야기 하지만 그냥 계속 그렇게 놀곤 합니다.

둘째는 감정기복도 매우 큰 편이라 기분이 좋다가도 뭔가 잘 안 되는 것이 있으면 갑작스레 짜증을 심하게 내면서 울기도 하고 기분이 너무 좋으면 주체를 하지 못하고 실내외 구분 없이 소리 지르고 뛰고 큰 소리로 이야기를 해서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합니다. 잠을 잘 때는 쥬쥬(마론인형)가 있어야 하고 없으면 찾을 때까지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매사에 불만이 많고 요구사항도 다른 애들보다 많습니다. 큰애와 터울이 많고 유산기가 있어서 임신기간 동안 매우 조심했던 아이랍니다.

둘째 9개월에 셋째아이를 임신해겨 모유수유를 끊고 분유로 바꿨는데 어려움은 없이 잘 먹었습니다. 둘째 18개월 때 셋째가 태어났는데 그때 갑자기 퇴행이 나타나 제가 더 신경을 썼습니다. 어디를 가더라도 셋째보다 둘째를 더 챙기는 편이었습니다. 둘만 있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일부러 둘째만 데리고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갖고 난 후 퇴행행동은 사라졌습니다.

그 이후에도 남자애치고는 많이 예민한 편이라 항상 더 신경을 써주는데, 요즘 들어 너무 달라진 모습에 많이 놀라고 있습니다. 텔레비전 시청은 거의 하지 않는 집이라 폭력적인 장면을 볼일도 별로 없는데 행동도 폭력적이고 말도 매우 험하게 하기 시작했습니다. 형은 열살이지만 그런 모습을 보기 힘든 책벌레스타일이라 형을 보고 변했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싶고 상담을 요청합니다.

 

<답변> 엄마에 대한 관심 끌기, 애착 증진할 수 있는 놀이를 통해 해소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이향숙 소장입니다.

직장 다니시면서 아들 세 명을 키운다는 게 많이 힘드실 것 같습니다. 상담 글 내용으로 보아, 지금 어린이집 교사이시면서 자녀들을 일하시는 어린이집에 함께 데리고 계신 것 같네요. 몇 가지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먼저 아이들은 엄마가 우리 엄마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의 ‘엄마처럼 선생님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한 좌절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분리불안 시기가 지난 다음에는 사실상 가까운 다른 어린이집에 맡기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둘째 아이 입장에서 눈으로 보면서 엄마를 독차지 할 수 없고, 친구들, 동생들한테 엄마를 빼앗기는 슬픔은 아이들한테는 큰 좌절이 될 수 있습니다. 어머니 역시 어린이집에서 자녀에게 엄마 역할과 선생님 역할에 대한 경계가 없이 때로는 너무 너그럽거나 반대로 방임하거나, 엄격하게 할 수도 있으니까요. 집과 어린이집에서의 역할에 대한 경계가 분명하다는 것을 아이한테 인식시키거나 대안들을 마련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원래 세 명의 자녀 중에서 가장 조용하고 말을 잘 듣는 아이였는데, 얼마 전부터 공격적이고, 막무가내로 떼쓰는 행동들을 하는 것 같네요. 이유가 있을 것 같군요. 예를 든다면, 내가 착하고 조용히만 있을 때는 엄마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내쳐지는 기분을 느낍니다. 우리 엄마는 어린이집에서 말썽부리고, 떼쓰는 아이들을 돌보고 관심을 갖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둘째 아이는 지금 부적절한 방법으로 엄마의 사랑, 관심 끌기를 하고 있다고 봅니다.

세 번째 고려해 볼 수 있는 것은 애착에 다소 문제점이 있는 지 살펴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이유는 형제의 터울을 볼 때, 둘째 아이가 첫째랑 터울이 많이 나 자라면서 부모사랑을 충분히 받다가, 셋째랑 18개월 차이로 사랑, 관심 받는 기간이 충분치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동생한테 사랑을 빼앗겼다고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심리적으로 볼 때 형제 순위에서 둘째(중간 아이)는 경쟁적 특성이 있고 그래야 자기가 원하는 것을 쟁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쟁적인 태도가 너무 강하여 혁명가가도 될 수 있는 성향으로 대부분의 아이들은 눈치가 발달해서 도리에 맞게 행동하는 처세를 스스로 개발하기도 합니다. 어머님이 둘째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시면 좋을 듯합니다. 또 다른 이유로 아이가 지금 잠을 잘 때는 쥬쥬(마론인형)가 있어야 하고 없으면 찾을 때까지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하셨지요. 태어나서 사람(주양육자)과 관계의 애착을 느껴야 하는데, 그것이 결핍되었을 때 중간대상을 둡니다. 주로 곰인형, 어릴 적에 덮던 이불, 손수건 등 물건에 대한 집착과 자위행위 등으로 나타납니다. 지금 둘째 아이가 중간대상인 마론인형이 있어야만 잠을 잔다는 것은 어머니의 사랑이 다소 결핍되었을 수 있으며 ‘애착증진할 수 있는 특별한 놀이시간’을 따로 둘째랑 가져 보는 것이 안정애착을 갖는데 도움이 됩니다. 영유아 아이들이랑 애착증진 할 수 있는 놀이들은 ‘접촉’을 통해서 향상될 수 있습니다. 아이의 눈을 마주보고, 스킨십 할 수 있는 놀이(로션놀이, 비누거품놀이, 쎄쎄쎄 놀이 등) 등을 가정에서 쉽게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둘째 아이가 지금 6살이지요. 이 시기는 한참 자기주장을 하는 시기입니다. 지금 부적절하게 표현하고 있지만 나름의 자기주장을 하고 있는데 그것을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어머니께서 대화법, 의사소통 방법을 조금 배우시면 좋겠습니다. 먼저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시고(공감), 이런 이유 때문에 안 된다고 제한설정하시고, 다음에는 적절한 대안들을 함께 의논하는 식으로 대화를 풀어가지면 좋겠어요.

이렇게 해서도 잘 되지 않는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권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영유아기 공격성은 지속력이 강하기 때문에 생애 초기의 공격성은 간과할 수가 없습니다. 또한 공격성, 화는 ‘뭔가 욕구, 기대가 채워지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시면 좋겠습니다. 우리 아이의 무슨 욕구, 요구가 채워지지 못하고 있는지 살펴보시고, 또한 적절한 좌절을 견딜 수 있는 내성도 함께 키워야 합니다.

답변들이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직장과 육아일을 함께 병행하시면서 자녀를 잘 키우시려고 노력하고 고민하는 어머님께 박수를 보냅니다.

 

<사례 2 - 어린이집 교사>

언어능력 뛰어나지만 불안증세 보이는 만 1세아

만1세부터 만3세까지 재원하고 있는 어린이집으로 재원율이 높고 영유아의 의사소통을 말로 하는 교육을 중점으로 체험놀이 학습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어린이집에 올 3월에 입소한 만1세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어휘구성능력이 뛰어나고 깜짝 놀랄만한 문장으로 교사와 의사소통하는 실력이 만3세를 능가할 정도로 언어발달이 잘 되어 있는 친구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울면서 등원합니다.
목이 아플 정도로 소리를 지르면서 온몸을 써가며 웁니다. 너무너무 안쓰럽지만 그때에는 말을 걸어도 귓속말을 해 봐도 소용없습니다.
‘혼자 있고 싶다’는 말도 하고 ‘엄마 보고 싶어’라는 말만 반복해서 합니다.

한번만 안아 줄게 어떤 느낌인지 느껴보라고 하며 꼭 안아주면 그때는 조금 안정된 듯 보입니다. 낯선 장소나 새로운 놀이를 하면 확장시키는 행동을 싫어해서 현장학습 가면 오지 않겠다고 웁니다. 그러다가도 자신이 새로운 것에 흥미를 느끼면 갑자기 울음을 멈추고 웃기도 합니다. 아기가 울 때 곧 어떻게 될 것 같아 딱해서 관심을 보이면 더 심해집니다. 그렇다고 관심을 보이지 않아도 울고, 그러다가 갑자기 웃기도 합니다.

영아의 심리상태를 이해해 보려 갖고 있는 모든 지식을 동원해 보아도 너무 어렵습니다. 어떻게든 아이를 돕고 싶고 매일 힘들게 떨어지는 부모도 돕고 싶은데 저의 한계가 원망스러울 뿐입니다. 전문가의 자문을 구합니다.
요즘은 귓속말로 ‘선생님도 00이를 사랑하고 있어’ 라고 해줍니다. 그러면 ‘알아’ 그럽니다. 1살짜리 아이가 그런 표현을 한다는게 놀랍기만 합니다. 제 생각에는 천재같은데... 도와주세요.

 

<답변> 인지와 정서발달 차이로 인해 예민, 안정감 느낄 수 있도록 기다려야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이향숙 소장입니다.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관심도 많으시고 아이들이 잘 적응하고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이 눈에 그려집니다. 선생님의 관심을 통해서 다양한 아이들이 충분히 좋은 성장을 할 것 같습니다.

문의하신 아동이 만1세인데도 불구하고 만3세 정도의 언어발달을 보이고 천재라고 여겨질 정도로 표현이 좋다고 하셨습니다. 실제로 인지적으로 또래보다 뛰어난 아이들이 있을 수 있으며, 이런 경우 언어발달이 매우 빠르고 신체 발달도 다소 빠른 양상을 보입니다.

그러나 인지발달이 빠르다고 해서 정서발달이 빠르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가 3세의 인지와 1세의 정서발달의 차이로 인해서 또래 보다 더 예민한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정보가 부족하지만, 선생님께서 주신 정보에 의하면 아이가 새로운 것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하셨는데 아동이 인지가 빠르다 보니 본인이 파악하고 느끼게 되는 외부 환경의 정보는 보통 아이들의 대략 2배 이상이 될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아이가 불편함을 느끼는 상황에서는 또래보다 두 배 이상의 불편감을 정서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아이가 예민하고 소심하며, 느린 기질의 아이 같다고 하셨습니다. 낯선 장소나 새로운 놀이로 이동하거나 확장시키는 행동을 싫어해서 현장학습 가면 오지 않겠다고 운다고도 하셨지요. 그런데 막상 새로운 놀이에 적응이 되면 흥미를 느끼면서 갑자기 울음을 멈추고 웃기도 한다고 하셨지요. 이런 아이에게는 선생님들이 갑자기 놀이,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놀이, 환경을 조금씩 변화하게 하시고 사전에 그런 놀이와 비슷한 것들을 해 보게 하고 조금씩 옮겨가는 형식이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서, 아이가 울 때는 선생님이 노래를 부르면서 뒷걸음치듯이 뒤로 물러났다가, 아이가 웃으면 앞으로 조금 다가가고 또 안심하면 조금 더 앞으로 다가가고 해서 ‘이 선생님은 내 욕구를 알고 믿어도 되겠구나’는 확신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아이에게 인지적인 정보를 미리 제공해 안정감을 주는 것이 중요하고 이와 동시에 정서적인 공감과 타이르기는 만 1세 수준으로 해주어야 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학습을 하게 되는 환경이면 활동이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고 어떤 것이 재미있는 것인지 미리 알려주면 아이가 불안함을 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보통의 정서발달상 만 1세에 아동이 낯가림이 가장 심합니다. 위 아동도 이 시기를 지나는 중입니다. 이를 고려해볼 때 환경 변화에 대해 분리불안이나 떼를 쓰는 것은 당연한 행동이기도 합니다. 아동이 낯가림과 분리불안을 경험할 때 안정된 대상(부모나 주로 아동을 돌보는 어린이집 교사)이 가능하면 함께 있으면서 아동이 시각과 인지로 환경을 탐색한 후 스스로 인지적인 안정감이 들 때 활동을 하도록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이 아이는 부모-자녀관계에서 ‘불안정애착’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유는 이 아이가 엄마랑 떨어지는 것에 대한 심한 분리불안을 느끼고 있고, 선생님이 꼭 안아주면서 어떤 느낌인지 느껴보라 하면 그때는 조금 안정된 듯 보인다고 하신 말씀을 비추어 보아, 불안해서 울고 두려워하는 것 같습니다. 이 아이는 심리적 안정감, 안심되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부모님이랑 가정에서 안전, 안정, 안심 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 필요하므로 부모 상담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부모님이 아이를 어린이집으로 보내는 것으로 보아서 내원시 충분히 기다릴 시간이 없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아동의 정서적인 안정을 위해서 부모님께서 어린이집에 이전보다 30분 정도 일찍 와서 아동이 인지-정서적인 안정감을 느끼도록 시간을 충분히 주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래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전문기관에 의뢰하셔서 부모 양육태도와 아이 특성을 부모님이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제안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보육기관에서 있는 시간이 많은 만큼 이 아이를 불안정 애착아이에서 안정애착으로 변화할 수 있게끔, 선생님이 안전기지 역할을 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포근함, 따뜻함, 편안함,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목소리, 태도, 놀이 활동 등이 필요합니다.

답변이 아이에 대한 이해와 대처에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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