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Aug.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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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공모 우수작

재미반 선생님 될래요

조수연 (경기도 파주시 동패동)

저는 파주 운정에 사는 네 살, 다섯 살 연년생 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올해 다섯 살이 된 큰 아이는 일하는 엄마 때문에 생후 2개월부터 어린이집에 맡겨졌었습니다. 첫 번째 어린이집은 교사 문제로, 두 번째 어린이집은 이사 문제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 입소한 어린이집 담임선생님을 통하여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감동과 신선한 충격을 받게 되어 그 사연을 짧게나마 전하려 합니다.

우리 아이가 14개월 되면서부터 시립한울어린이집에서 3년을 생활했습니다.
대개 첫아이를 둔 엄마들이 그렇듯 육아가 서툴고 어려웠던 저는 잘 키우고 싶다는 마음만 앞설 뿐 어떻게 해야 좋은 엄마가 되는지 몰라 고민이 많았습니다. 큰아이가 16개월 되면서 둘째가 태어났습니다. 아이 하나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헤매는데 어린 아이 둘을 어찌 돌볼까, 막막했습니다. 그런 저의 마음을 헤아리신 아이의 담임선생님께서는 아이를 세밀하게 살피시고 동생이 태어나면서 겪는 아이의 아픔과 어려움을 세밀하게 살펴 주셨습니다. 교사라면 누구나 그러지 않나 싶겠지만 선생님은 깊이가 달랐습니다. 아이를 어린아이로만 보지 않고 인격체로서 존중해주고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모든 상황에 대처해 주셨고 아이를 다독이고 만져 주셨습니다. 그에 그치지 않고 원에서 생활하던 것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엄마와 늘 육아에 관한 모든 것을 공유하도록 등·하원시 상세히 설명해 주셨고, 혹 시간이 여의치 않으면 하루도 빠짐없이 깨알 같은 글씨로 빼곡히 아이에 대해 기록해 주셨습니다. 엄마인 저 역시 가정에서의 생활이 어떠했는지, 어려운 부분에 대해 도와달라고 요청하면 선생님은 늘 내 아이처럼 같이 고민하고 해결해 나갔습니다.

이렇게 선생님과 저는 3년에 가까운 시간을 서로 협력하고 조력하며 아이를 키웠습니다. 그런 선생님의 노력 덕분에 아이는 참 밝고 마음이 따뜻하고 건강한 아이로 성장해 가고 있습니다. 어느 날 저는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다예야. 이다음에 엄마처럼 어른이 되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응~ 재미반 선생님처럼 훌륭한 재미반 선생님이 될거예요.” 아이의 대답에 깜짝 놀라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아! 애들도 아는구나? 단지 ‘선생님 좋아요’가 아니라 닮고 싶은 사람이 될 만큼 우리 선생님이 가슴으로 아이를 품은걸 이 어린 아이도 알고 있구나 싶은 생각에 진심으로 선생님께 감사함을 또 느꼈습니다. 그리고 제게도 새로운 변화가 생겼습니다. 우리 선생님을 롤 모델로 나도 내 아이뿐 아니라 더 많은 아이들을 가슴으로 품고 키우는 엄마가 되고 싶은 꿈이 생겼고 그래서 보육교사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매스컴을 통해 일부 문제 있는 선생님들 때문에 때론 부모들의 오해와 곱지 않은 시선으로 선생님들이 힘든 시간도 많으실텐데 이렇게 따뜻하고 선생님다운 선생님들의 사연은 왜 전해지지 않을까 아쉽기만 합니다.

저와 남편은 아이 둘 보살피기도 힘든데 어린이집 선생님들 참 힘들겠다란 말을 자주 합니다. 단순히 직업이 아닌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는 어린이집 선생님. 그 힘든 현장에서 아이들을 잘 키우는걸 보람으로 알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주시는 우리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부모들도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것으로만 끝내지 말고 아이와 선생님들께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우리 아이들이 더 행복하게 자라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많이 듭니다.

끝으로 이제 졸업하여 선생님의 보살핌을 받지는 못하지만 선생님과 함께한 시간들이 우리 아이 인생에 초석이 되어 자라는 과정에도 어른이 되어서도 세상에 빛이 되는 그런 영향력있는 멋진 아이로 자랄 것이란 믿음이 생겼습니다. 사랑하는 서희숙 선생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발행일 : 2014. 8. 1 | 전화 : 02-6360-6242 | 웹진 <아이사랑>은 두 달마다 우리 아이를 사랑하는 독자들과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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