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Aug. 2014
지난호보기
아이정보방

무엇이든 상상하면 악기가 된다!

글. 안석희 (부산노리단 대표. 작곡가, 음반 프로듀서. 부산시 마을기업전문위원)
안석희 (부산노리단 대표. 작곡가, 음반 프로듀서. 부산시 마을기업전문위원)

듣는 일이 지금처럼 중요하게 여겨진 적이 있을까. 어디서나 '경청'을 강조하고 있다. 이제 자기 생각을 조리 있게 표현하는 것만큼이나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잘 듣는 것이 중요해졌다. 잘 듣는 건 기술이 아니다. 그 뿌리는 타인과 사물에 대한 호기심이고 진정한 관심을 기울이는 법을 익히는 일이다. 귀를 기울이면 자연스레 알게 된다. 그리고 알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도 안다. 뛰어난 장인은 물건의 소리만 듣고도 어디가 고장 났는지 알 수 있다 한다.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때 문제의 해법을 알 게 되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듣는다. 사실 우리 주변은 소리로 가득하다. 엄마의 말소리에서 텔레비전과 자동차 소리 등 너무 많은 소리가 흘러넘치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소리는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누군가 발견해주기 까지는 소리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문득 고개를 들어서 비로소 하늘과 구름이 있다는 것을 알듯이 소리 역시도 누군가 귀 기울여 들어줄 때 비로소 말을 한다. 아이는 이런 말을 들으며 세상을 하나씩 알아나간다.

아이들은 호기심의 존재다. 늘 궁금하다. 직접 해봐야 직성이 풀린다. 그러나 어른들은 이 자연스런 욕망을 가로막는다. 위험하다는 이유다. 두드리는 것은 시끄러워서 가로막을 것이다. 그렇지만 한 번 생각해보자. 늘 조용히 있어야 하는 아이는 지루하지 않을까? 아이가 무엇인가 두드리고 있다면 이렇게 이해하자. 아이가 그 '무언가'를 지금 온 몸을 다해서 알아가고 있구나, 자신만의 재미와 자신만의 방법으로 알아가고 있구나.

모든 사물은 자신만의 소리를 가지고 있다. 책상도 의자도 벽과 바닥도 또 내 몸까지도 자신의 소리를 낸다. 단단한 물체만이 소리를 내는 것은 아니다. 부드러운 성대에서 나오는 아름다운 목소리가 그렇다. 지나가는 바람의 소리가 그렇고 흐르는 물의 소리가 그렇다. 모든 사물은 두드리고 불고 비비고 퉁기면 자신의 울림을 소리로 내어준다.

재활용 악기놀이 이미지들

그래서 모든 사물은 악기가 될 수 있다. 높이가 서로 다른 두 개의 소리를 낼 수 있다면 그것은 악기다. 큰 돌과 작은 돌 두 개가 악기다. 큰 돌에서 나는 소리와 작은 돌의 소리는 높낮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큰 생수통과 작은 페트병의 소리가 다르다. 라면박스와 케이크 박스의 소리도 다르다. 이렇게 차이를 발견하고 늘어놓는 작업을 조율이라 한다. 악기를 만드는 근본 원리다.

주변의 사물로 악기를 만들어보는 일은 생각보다 즐거운 일이다. 전혀 소리가 날 것 같지 않은 사물들이 멋진 소리를 만든다. 그리고 주변에서 쉬 버려지는 사물을 되살리는 재활용의 의미를 담은 악기 제작도 가능하다. 간단한 도구로 공작을 하듯 사물에서 소리를 꺼낼 수 있다. 또 꺼낸 소리로 높낮이를 만들 수 있다. 악기를 만드는 속에 '듣기'는 자연스럽게 익혀진다. 이 과정에서 새록새록 아이와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은 덤이다.

 

재활용 악기 만들기

요구르트 카주

kazoo 입으로 불어 발생한 음파들이 막을 진동시켜 소리를 내는 악기

  • - 재료 : 요구르트 병, 고무찰흙, 얇은 검정 비닐봉지
  • - 공구 : 칼, 가위, 장갑
    • 1. 다 마신 요구르트 병의 마개를 떼고 안을 깨끗이 씻어 말린다.
    • 2. 요구르트 병의 바닥 둘레 모서리 부분 중 한 군데를 칼이나 가위를 이용해 약 1.0*0.7cm 길이로 잘라낸다.
    • 3. 요구르트 병의 입구 바로 아래에서, 처음에 바닥을 자른 부분과 일직선이 되는 지점으로 2cm정도 떨어진 부분을 대략 1.5*2.0cm 크기를 타원형으로 잘라낸다.
    • 4. 3의 자른 부분 둘레에 고무찰흙을 약 4mm 정도로 얇게 말아서 붙여준다.
    • 5. 비닐봉지를 4*4cm정도 잘라 요구르트 병의 고무찰흙 위에 꾹꾹 눌러가며 붙여준다. 이 때 비닐을 팽팽하게 붙이기보다 약간 쭈글쭈글하게 붙여 카주를 불 때 떨림이 크게 증폭될 수 있도록 한다.
요구르트 카주 제조 공정

  • - 연주방법
    • 요구르트를 마시는 입구 전체를 입으로 물어 말을 하듯이 소리를 내어본다. 비닐이 떨리면서 재미있는 소리가 나게 되며 연주방법이 익숙해지면 여럿이 함께 다양한 연주도 가능하다.
쉐이커

라틴 악기의 일종으로 안에 좁쌀, 모래, 쇠구슬 등을 넣어 흔들어 연주

  • - 재료 : 뚜껑이 있는 음료수 병, 속을 채울 다양한 내용물
  • - 공구 : 칼, 가위, 장갑
    • 1. 속을 깨끗이 비운 통과 다양한 내용물을 준비한다.
    • 2. 통에 다양한 내용물을 넣어서 흔들어본다. 병과 내용물에 따라 다른 소리가 난다.
쉐이커 제조공정

  • - 연주방법
    • 완성된 쉐이커를 흔들면서 다양한 소리를 만들어 본다. 노래를 부르면서 또는 다른 악기와 함께 연주해본다.
하품

하늘 거품 터지는 소리

  • - 재료 : 코카콜라 페트(PET)병, 자동차 타이어 밸브
  • - 공구 : 펀치, 망치, 나무판, 바이스플라이어, 자전거 펌프, 장갑
    • 1. 페트병을 깨끗이 씻어 말린 다음, 뚜껑의 가운데에 펀치로 구멍을 뚫는다.
    • 2. 뚜껑에 밸브를 끼우고, 바람이 새지 않게 뚜껑을 꼭 닫는다.
    • 3. 2인 1조가 되어 바이스플라이어로 밸브를 잡아당긴다.
    • 4. 자전거펌프를 밸브로 연결해서 페트병 안에 공기를 주입한다. 공기압이 높으면 고움이 나고 밸브를 눌러 공기를 빼주면 저음이 난다.
하품 제조공정

  • - 연주방법
    • 양손에 하품을 들고 서로 부딪히거나, 한손으로 하품을 들고 채 또는 맨손으로 쳐서 연주한다.
당근피리

야채로 만드는 쉽고 재미있는 악기

  • - 재료 : 당근
  • - 공구 : 조각칼, 커팅칼, 핸드드릴, 장갑
    • 1. 당근의 끝을 수직으로 자른다.
    • 2. 10-20mm의 굵은 사이즈의 드릴날로 당근의 중앙을 뚫는다. 구멍의 깊이에 따라 소리의 높낮이가 다르다(얕다-높은 음, 깊다-낮은 음).
    • 3. 커팅칼로 그림과 같이 90도 각도로 자른다(긴쪽 45도, 짧은 쪽 15도)
당근피리 제조공정

  • - 연주방법
    • 15도 자른 부분에 입을 대고 분다.
발행일 : 2014. 8. 1 | 전화 : 02-6360-6242 | 웹진 <아이사랑>은 두 달마다 우리 아이를 사랑하는 독자들과 만납니다.
Copyrights(c) 2009~2014 <웹진 아이사랑> All Rights Reserved. 웹진 아이사랑의 모든 콘텐츠에 대한 무단도용이나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