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Aug. 2014
지난호보기
우리들愛

편지공모 우수작

선생님은 너 없이는 못 살아~

이은숙 (경기 이천 홈타운어린이집)

저에게는 귀여운 제자가 있습니다. 지금 돌보고 있는 7명의 영아들이 모두들 귀엽지만 그중에서도 조금은 애틋한 영아가 있답니다.

제가 근무하는 곳은 정원이 27명인 작은 시설의 어린이집입니다. 이 어린이집에서 근무한지도 벌써 3년이 되어가는군요.
첫 해에는 우리 귀요미가 저와는 인연이 안 되어서 다른 반에 있었습니다. 그 다음해부터 지금까지 2년 동안 저와 함께 하고 있지만 말입니다. 덩치가 다른 아이에 비해 많이 컸었고, 문만 열렸다하면 총알처럼 뛰어서 현관으로 냅다 달리고, 친구를 밀치기도 하고, 높은 곳에 올라가기도 하고, 편식도 너무 심했던 아이랍니다.

사실 첫해에는 많이 힘들었습니다. 말을 못하는 3세 때라 상호작용이 덜 되어 더 그랬나 봅니다. 일방통행이다 보니 제가 많이 지칠 때도 있었지요. 하지만 올해 들어 이 귀요미가 말을 또박 또박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김치와 함께 밥도 잘 먹습니다. 편식이 줄었습니다. 가장 좋은 건 과격한 행동이 줄고 예쁜 말, 고운 말을 잘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항상 늦게 남아서 혼자 놀이를 하고 있는 우리 귀요미. 엄마를 기다리는 귀요미가 안쓰러워 늦은 저녁임에도 산책을 나가거나 놀이터엘 데리고 나가면 “선생님~ 고마워요~.” 하면서 눈웃음을 짓는답니다.

어른이자 교사로 네 살배기 어린 영아에게 이런 말을 들으니 가슴 한 켠이 찡~한 게 눈물이 핑 돕니다. 말로 표현할 줄 알고부터는 감사함을 표현하는 우리 귀요미. 저는 교사이지만 아이에게 부끄러울 때가 많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감사를 배우는 존재가 되기도 하지요. 그래서 더욱 많이 사랑해주고 예뻐해 주려고 노력을 합니다. 가끔은 땀이 송글송글 맺힐 정도로 힘들고 피곤 할 때도 있지만, 가끔 귀요미 어머님께서 해 주시는 이 말 한마디가 제게는 큰 힘이 된답니다.
“선생님, 어제 저녁에도 00이가 “선생님 보고 싶어~”하고 여러 번 말했답니다. 감사합니다.” 하는 말이죠.
선생님은 한없이 부족한데. 너는 언제나 선생님을 감동하게 만드는구나.

지난 주 목요일에 수족구에 걸려 대전 할머니 댁에 내려간 우리 귀요미. 엄마께 문자를 받았지요. 대전 내려가는 차안에서도 “선생님 보고 싶어~.” 하며 여러 번 저를 찾았다구요.

저는 많은 반성을 합니다. 제가 아이에게 그런 사랑을 받을만한 자격이 있는가.
아이들에게 진정 좋은 선생님이 되어주고 있는가.

아이들에게 좋은 이모 같은 교사가 되고 싶습니다. 가끔은 엄한 엄마 같은 교사가 되어 바른 길로 인도해 주고도 싶습니다. 또 가끔은 신나게 놀아주는 아빠 같은 교사가 되고 싶기도 합니다.

어린이집 교사는 언제나 열정을 가지고 즐거운 마음으로 감사의 마음으로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를 바라봐주고 나를 찾아주고 나를 사랑해주는 나의 사랑스런 제자들이 있으니까 말입니다. 오늘도 우리 귀요미들을 위해서 스마일~ 하려고 합니다. 사랑한다. 우리 귀요미들~.

발행일 : 2014. 8. 1 | 전화 : 02-6360-6242 | 웹진 <아이사랑>은 두 달마다 우리 아이를 사랑하는 독자들과 만납니다.
Copyrights(c) 2009~2014 <웹진 아이사랑> All Rights Reserved. 웹진 아이사랑의 모든 콘텐츠에 대한 무단도용이나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