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Aug.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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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탐구중

자연건강법으로 건강하게 아이 키우기

글. 구은영 (어린이집 교사, 의연·서연 두 아이의 엄마)

올 초 연말정산 서류를 회사에 제출하고 온 남편이 아이들에게 “우리 아들, 딸! 지난 한 해 건강하게 잘 지내주어 고마워”하고 뜬금없이 인사를 하더군요. 무슨 소리인지 물었더니, 무심히 출력한 서류를 제출하며 훑어보니 지난해 의료비가 건강검진 비용을 제외하면 53,000원 정도라는 것이었어요. 둘째아이가 수두로 진료 받았던 것이 포함된 금액임을 감안할 때, 병원신세 크게 지지 않고 지낸 한해였다는 것이지요. 평소엔 생각 못했는데, 직장 동료들과 의료비 지출에 대한 이야기 나누다보니 아이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내준 것에 더욱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아이들이 큰 탈 없이 건강하게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자연건강법 덕이 큽니다. 자연건강법은 바른 먹거리와 풍욕, 냉온욕, 각탕 등의 보조요법으로 면역력을 높여 질병을 예방하도록 돕는 생활 건강법입니다.

제가 아이와 자연건강법을 하게 된 것은 큰 아이가 생후 한달 되었을 무렵 아토피 증상이 나타나면서 부터입니다. 수수팥떡가족사랑연대(옛 수수팥떡아이사랑모임) 홈페이지에 소개된, 풍욕, 냉온욕 등의 방법을 실천하고, 감잎차와 녹즙, 올리브유를 활용한 천연보습제(감잎차유제, 엽록소유제)를 만들어 바르며 아토피 증상을 이겨냈습니다. 그 후 자연건강법은 제 육아의 중요한 지침이 되었어요. 평소 아이들이 건강하면 실천을 소홀히 하기도 했지만, 아이가 아플 때마다 큰 도움을 받았고, 그 도움은 지금도 진행형입니다.

자연건강법에서 이야기하는 것 중 먹거리에 대한 부분은 친숙한데, 풍욕, 냉온욕, 각탕 등의 요법은 좀 생소한 방법이지요? 지금부터 간략하게 자연건강법에 대해 소개를 드릴게요.

자연건강법에서는 ‘먹거리가 몸을 만든다’고 보기 때문에, 우리가 평소 먹는 음식에 대해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 중 가장 신경 쓰는 것이 물 마시는 것과 비타민C(채소와 감잎차)의 섭취, 된장 등 좋은 염분의 섭취입니다. 물론, 식품첨가물이 많이 든 가공식품을 먹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요.

 

녹즙만들기, 감잎차, 족욕하기

 

하루 1400ml 물 마시기 습관

물은 체내에 들어와 순환 기능, 동화 기능, 배설 기능, 체액과 체온의 조절 기능 등을 수행합니다. 몸의 수분 함유율은 70%~80%에 이르고, 뇌의 85%, 심장의 77%가 수분으로 구성되어 있다하니, 물 섭취가 무엇보다 중요하겠지요. 한국 영양학회의 2010년 발표에 따르면 3~5세 어린이들에게는 하루 1400ml의 수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이 달콤하고 향기로운 각종 음료수만 좋아하고, 물은 맛이 없다고 싫어합니다. 저도 아이들과 물 마시는 일로 씨름을 많이 했습니다. 탄산음료나 가공주스 대신 물을 먹이기 위해, 엄마가 함께 물 마시며 챙겼고, 아이가 물 마시는 일을 즐거워하도록 캐릭터 컵과 물통을 구입해 아이를 ‘유혹’하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퇴근 후 아이들 만나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입술이 말라 있는지 살피고, 함께 물 마시는 일입니다. 물만 잘 마셔도 아이의 혈색이 달라진답니다.

 

녹즙과 감잎차로 비타민C 섭취

비타민, 미네랄,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 섭취의 중요성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좋은 건 아는데 아이에게 먹이는 것이 큰 숙제이지요. 저는 그림책과 어린이 애니메이션을 함께 보며 채소를 왜 먹어야 하는지 아이와 이야기 나누고, 녹즙, 비빔밥, 채소 김말이 등으로 아이들에게 채소를 먹였습니다. 녹즙은 쓴 맛이 강해 처음에 아이가 잘 안 먹으려 했어요. 초록 잎채소와 사과, 배 등 과일을 함께 넣고 즙을 냈더니 맛이 달콤해져 ‘초록주스’라며 아이가 관심을 갖고 먹기 시작했지요. 때로는 녹즙기에 아이가 직접 채소, 과일을 넣고, 누름봉을 누르게 해주었지요. 자기가 만든 것이라 그런지, 그런 날은 즐겁게 마시곤 했었습니다.
비빔밥이나 채소김말이는 채소를 가늘게 썰어 거부감이 적게 해주는 것이 중요했어요. 채소 김말이는 채소를 얇게 썰어 조미김 또는 구운 김에 싸서 간장 찍어 먹는 것인데, 싸는 재미도 있고, 맛도 좋아 아이들이 잘 먹는 편입니다.

채소 외에 비타민C를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바로 감잎차를 마시는거에요. 감잎차는 감나무 잎으로 만든 것인데, 잎차 중에 비타민C가 가장 많이 들어있다고 해요. 아이들은 하루 1컵 정도 마시면 면역력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된장, 간장 등으로 적절한 염분 섭취

요즘은 건강을 위해 싱겁게 먹는 것이 대세지요. 그런데, 자연건강법에서는 염분 섭취가 중요하다고 이야기 합니다. 체내에 염분이 부족하면 우리 몸에 무력증이 오고, 병균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무 염분이나 먹길 권하는 것은 아니에요. 가공식품, 조미료 등에 든 무슨 무슨 나트륨류가 아닌 잘 발효된 된장, 간장, 고추장과 미네랄 함유가 많은 좋은 소금을 먹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1~2일에 한번 정도 된장국을 먹는다면 걱정 없지요.

 

풍욕과 각탕으로 웬만한 증상 이겨내

풍욕은 담요를 덮고 벗음으로써 인위적인 체온조절을 통해 모공의 수축 확대를 도와 체내에 산소와 질소를 공급하며, 노폐물을 배설시키고 체액의 조화를 이루게 해주는 방법입니다. 각탕은 섭씨 41~43도의 더운물에 10~15분 정도 발을 담가 몸을 따뜻하게 하고, 땀을 내는 방법입니다.

아이 키우며 자연건강법의 여러 생활요법 중 저는 풍욕과 각탕의 도움을 참 많이 받았어요. 아이가 두 돌 무렵 감기에 걸린 후 중이염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병원에서 2주 정도는 약을 먹고 치료 받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런데, 풍욕, 각탕 등의 자연건강법을 병행하며 약을 먹였더니, 채 1주일도 되지 않아 중이염 증상이 나았습니다. 그 후에도 감기 초기에는 풍욕, 각탕만으로 이겨낼 수 있었고, 증상이 심하거나 중이염까지 갈 때는 자연건강법을 병행하여 약 먹이는 기간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한번은 큰아이와 둘째아이 모두 신선하지 않은 굴을 먹고 노로 바이러스 장염에 걸렸었습니다. 계속되는 구토와 열, 두통으로 아이들이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아픈 아이 곁에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마음 아프고, 미안하던 차에, 잠 못 들고 끙끙 거리는 아이에게 풍욕을 시켜주었습니다. 풍욕 2~3회 정도 해주었더니 아이가 잠이 들었고, 아침까지 깨지 않고 잠을 잤어요. 아픈 아이를 위해 무언가 해줄 수 있는 게 있다는 것이 감사했고, 아이가 잠을 푹 잘 수 있게 되어 안도했었습니다.
명절이나 휴가 때 장시간 차를 타고 이동하여 아이가 지쳤을 때 풍욕 1번 시킨 후 재우면 다음날 아침 거뜬해졌고, 감기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 각탕으로 땀을 쭉 빼고 재우면 오려던 감기가 달아나곤 했습니다.

아이들의 건강을 지켜준 자연건강법의 가장 큰 장점을 꼽으라면, 돈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점과 집에서,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이 장점이 자연건강법의 단점이기도 합니다. 돈을 내고 누군가에게 맡겨, 손쉽게 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부모의 정성과 노력이 있어야 꾸준히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사실, 자연건강법을 실천하며 하기 싫을 때도 있고, 꾀부릴 때도 있었습니다. 자연건강법으로 아이를 키우며, 세상에서 정말 힘든 일 중 하나가 ‘꾸준히’라는 것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쉽지 않은 자연건강법을 추천하는 이유는 노력하는 만큼 결실이 나오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노력과 정성을 들이는 만큼 아이가 건강해지는 게 보인답니다. 그 첫걸음으로 오늘, 물 마시기부터 실천해보시면 어떨까요?

 

풍욕과 각탕 방법

<풍욕>

풍욕은 담요를 덮고 벗음으로써 인위적인 체온조절을 통해 모공의 수축 확대를 도와 체내에 산소와 질소를 공급하며, 노폐물을 배설시키고 체액의 조화를 이루게해준다.

- 창문이나 방문을 잘 열어 환기를 시킨 후, 옷을 완전히 벗고 담요(여름에는 얇은수건)를 덮고 조용히 기다린다.
- 풍욕 테잎 시간에 맞추어 담요를 벗고 덮는다.
- 종소리가 한 번 울리면(땡~) 담요를 벗는다.
- 종소리가 두 번 울리면(땡땡~) 담요를 덮는다.


* 자료출처 및 참고 : 수수팥떡가족사랑연대
http://www.asamo.or.kr/board/board_read.asp?bbsid=Data&b_num=36215&page=1&b_visit=24032

<각탕>

각탕법은 섭씨 41~43도의 더운물에 10~15분 정도 발을 담그는 방법이다.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혈액 속의 염증을 없애주는 요법으로 피로를 풀어 줄 뿐 아니라 혈액순환을 촉진하며 땀을 내게 하여 체온도 조절해 준다.
각탕법을 하고 나서는 물과 소금, 감잎차를 충분히 마신다.


* 자료출처 및 참고 : 수수팥떡가족사랑연대
http://www.asamo.or.kr/board/board_read.asp?bbsid=Data&b_num=36204&page=1&b_visit=15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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