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Aug.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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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에게 물어요

 

육아상담 코너 - 접수 안내

웹진 아이사랑에서는 육아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 어린이집 교사 및 부모를 대상으로 전문가 상담 코너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육아에 대한 궁금한 점을 메일(byeri68@naver.com)로 보내주시면 선정된 사례에 대해 전문가가 해답을 드립니다. 상담은 서면으로 진행되며 상담 내용은 웹진 아이사랑에 게재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의견 접수 : byeri68@naver.com
- 접수 마감 : 4월 14일(화요일)


외동아이를 둔 부모나, 세 명의 아이를 둔 부모나 육아가 버겁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남들은 사소하게 생각할 일이라도 내 아이 문제가 되면 엄청난 무게가 어깨를 짓누릅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궁금한 점도 늘어납니다.
교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은 모두 다릅니다. 각양각색의 아이들을 보살피며 수시로 의문을 갖습니다.
학부모님과 교사의 어려움을 덜어드리고자 상담 신청을 받았습니다. 이향숙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소장이 서면으로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사례 1 - 학부모>

4살 여아, 배변훈련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안녕하세요.
4살 딸('12년 7월생)을 키우는 직장맘입니다.

육아에 친정엄마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등하원은 외할머니께서 도와주시고, 저는 퇴근할 때 친정에서 아이를 데려옵니다. 아이가 하나인 만큼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잘해주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직장에서는 아이엄마 이전에 회사의 일원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야근이나 휴일근무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도 쌓여있는 집안일과 피로로 막상 아이와 함께 할 시간이 부족하기만 합니다.

저희 아이는 22개월부터 언어폭발기가 시작돼, 말을 하기 시작했고. 좋고 싫음이 분명한 편입니다. 어린이집에서도 수업시간에 집중도 잘하고, 대답도 잘 하는 편이라고 선생님이 말씀하십니다.

보통 두 돌정도 되면 배변훈련을 하여, 기저귀를 뗀다고 하는데 저희 아이는 언어나 인지는 정상이거나 좀 빠르다고 느끼는데 기저귀는 아직 차고 있는 형편입니다. 31개월이지만 주변 또래에 비하면 좀 늦는 편인 것 같습니다. 어린이집 또래 친구들은 모두 기저귀를 뗀 상태라고 합니다. 외할머니께서 배변훈련을 같이 해주시기는 하지만, 변기에 배변을 가리기 못하고 기저귀에 했을 때 할머니의 반응(말투나 표정) 등을 아이가 좀 무섭게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변기에 하지 않은 아이에게 왜 아직 변기에 배변을 하지 않느냐고 채근하는 경우가 많아서 인 듯합니다. 할머니께서도 연로하신데, 아이 배변 후 뒤처리까지 해야 하니 힘드신 마음은 이해하긴 합니다.

얼마 전 어린이집 선생님과 상담을 했는데 아이가 배변 관련된 일로 한동안 좀 의기소침해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집에서도 화장실에 유아용변기 커버 대신 뿡뿡이 변기를 화장실 앞에 놔주고 쉬와 응가가 마려우면 알려달라고 수시로 얘기도 해주고, 인형과 장난감 변기로 역할놀이도 시켜주고 있습니다.

주말에는 2시간 마다 한번씩 변기에 소변을 누게 하고, ‘변기에 쉬야하자’고 말하면 싫다고 대답하고 절대 화장실에 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쉬 마렵고 응가 마려울 때는 어디에 하지요?’라고 물으면 ‘변기에다 쉬야 해요, 변기에다 응가 해요.’라고 똑부러지게 대답합니다.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몸과 마음으로 변기에 배변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아직 받아들이지 않은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용변이 마려워도 별다른 의사표현 없이 여전히 기저귀에 할 때마다 답답하기도 하고 아이한테 화가 나기도 합니다. 엄마인 내가 전업맘처럼 항상 같이 있어주지 못해서 늦어지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른들과 먹는 것도 별반 다르지 않는데 아직 기저귀를 차고 있으니 기저귀 발진도 더 자주 나게 되고, 날씨가 따뜻해지면 기저귀가 더울 수 있어, 이번 겨울 안에 아이의 기저귀를 떼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그리고 기저귀를 너무 늦게 떼면 아이심리 상태에도 영향을 끼쳐 나중에 성인이 되어 성적으로 문란한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것도 좀 신경이 쓰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된다고는 하지만 초보맘인 저는 아이를 키우는 것이 무엇 하나 쉬운 게 없네요.

 

<답변> 기다려주고 자연스럽게 시도할 수 있도록 응원해야

안녕하세요? 한국 아동청소년 심리상담센터 이향숙소장입니다.

흔히 만2세 이후부터 배변 훈련을 시작하는데, 31개월 따님이 아직 기저귀를 떼지 못한 것이 많이 신경 쓰이고 걱정 되는 마음이시네요. 특히 어머니는 직장맘이시므로 옆에서 아이를 실시간 돌봐주지 못하는 것에 대해 미안함과 초보맘으로서의 초조감과 안타까움이 충분히 이해됩니다.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아이가 대소변 가리기를 습득할 것인데, 늦은 기저귀 떼기가 성적 문란이나 심리적 발달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줄 리는 만무합니다. 다만 부모 자녀의 관계에서 배변 전쟁으로 인해 불필요한 짜증이나 아동의 떼쓰기가 장기화되면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변 어른들이 조급해하시거나 아이가 소변을 변기에 보지 못해도 다그치거나 혼내는 것, 아이 앞에서 지나치게 걱정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임을 주의해야 합니다. 어머니가 직장일로 바쁘시고 아이의 마음을 읽어줄 시간이 여의치 않으며, 할머니가 행동이나 결과에 치중해 키우시다 보면 아이는 그러한 분위기에서 전해오는 압력이나 요구를 느끼게 될 수 있어 보입니다.

아동이 처음부터 변기에 앉기를 싫어했는지, 언제부터 변기나 대소변에 대해 언급하기를 꺼려하는지를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배설과 관련해 싫어하거나 부자연스러울 만큼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아이 마음이 뭔가 불편한 것일 수 있으니 그 마음을 먼저 헤아려 주실 필요가 있습니다. 즉 주변 어른이 ‘언제까지 해야한다’거나 “다른 애들은 다하는데 왜 못하니?”란 생각 또는 불평을 내려놓으시고 아동이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가릴 수 있도록 분위기를 가지고 기다려주셔야 할 것입니다.

아동에게 예쁜 팬티나 친근한 변기에 대한 호기심을 유도하게 되면, 기저귀에 대한 불편함과 답답함을 느끼면서 점차 이전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시도해나가게 되지만, 그 과정에서 팬티에 실수를 한다거나 바닥에 싸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그에 대한 긴장이나 불안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럴 때, 아동은 눈치를 보지 않고 익숙하고 편안한 예전의 기저귀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으로 변기를 거부하게 되곤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어머니가 할 일은, 아이의 다음 단계로의 이행의 불안함과 걱정을 이해하면서 안정감을 주시는 겁니다. 참을성 있게 기다려주심과 동시에 지속적으로 아동의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천천히 권유해 주실 수 있습니다.

어머니가 주말에 집에 계실 때, 아이에게 배변 타이밍에 맞추어 의사를 물어주면서 아이가 자연스레 시도해 나갈 수 있도록 권유해 주실 수 있습니다. 뿡뿡이 변기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혹시 요즘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멜로디 변기를 사용해 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또한 따님이 좋아하는 인형을 가지고 변기에 앉게 한다거나 인형을 배변 파트너로 활용해 이야기를 나누는 등으로 불편함이나 저항을 줄여가도록 유도해 보심이 좋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동의 배변 훈련 과정에 있어서, 예전 기저귀에서 변기와 팬티로 옮아가는 과업으로의 점프가 힘든 작업이기도 하고 때론 이전 편안한 상태로 돌아가기를 원하면서 다양한 어려움이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마음으로 충분히 이해해주시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아이 수준에 맞추어 기다려 주는 것이 초조하지 않으며, 한편 아이의 주의나 관심, 시도를 편안하게 격려해 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어머니가 정서적 안정감을 주면서 다른 애착 대상물인 인형의 도움을 받으며 아동이 무사히 배변 훈련을 마치시기를 바랍니다.

너무 걱정 않으시기 바라며, 답변이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사례 2 - 학부모>

너무 소심한 남자아이, 걱정입니다

안녕하세요!
2012년 7월생 남자아이를 키우는 직장맘입니다.
아이가 아직 어린이집을 다닌 적은 없습니다. 시어머니께서 보육을 해주고 계십니다.

저희 아이는 성격이 많이 소심해요. 뭐든 할 때 마다 엄마한테 물어보는 스타일이지요. 최근 1~2달 새에 더 심해진 것 같습니다. 화분에 있는 작은 돌맹이를 가지고 놀 때도 "엄마, 이거 해도 돼?"라고 묻습니다. 저는 막 어지르고 놀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런 거 가지고 뭐라고 한 적도 전혀 없구요.

뭔가를 하다가 잘 안 되면 "태희는 안 돼~. 엄마가"라며 저한테 미루곤 합니다. 뭔가를 흘리면 빨리 닦으라고 성화입니다. 심지어 쌀을 가지고 놀 때도 흘리지 않게 조심스럽습니다. 아이아빠가 깔끔한 성격입니다. 보육을 해주시는 시어머님도 깔끔한 성격이시구요.

결정적으로 충격을 받은 건 얼마 전 친구 아들(저희 아이보다 두 달정도 어리지만 같은 또래)과 같이 놀다가 그 아이가 우리 아이한테 손짓을 하더라구요. 저리 가라는 식으로. 그래서 유심히 지켜만 보고 있었죠. 그랬더니 갑자기 저희 아이가 우는 거예요. 그냥 손짓만으로 저리 가라고 한 건데. 손짓을 보고 멀뚱멀뚱 서서 갑자기 우는걸 보니, 이래서 어린이집 가겠나 싶기도 합니다.(곧 근처 가정 어린이집 입소 예정). 왜 이렇게 심하게 소심한가 싶습니다.
지금 너무 걱정이에요.

 

<답변> 어른이 강압적이지 않나 돌아보고, 아이가 성공 경험 쌓을 수 있게

안녕하세요? 한국 아동청소년 심리상담센터 이향숙소장입니다.

아이가 소심한 모습을 볼 때 모든 부모들은 아이의 사회성을 생각하며 걱정이 앞서게 됩니다. 특히 떼를 쓰거나 고집을 피우는 식으로 자신의 감정이나 의견을 주장하는 아이들과 비교하면 우리아이가 답답해 보일 수 있습니다.

자신감이 부족한 아이는 주양육자에게 의존하거나, 떨어지지 않으려 하며, 심한 경우에는 놀잇감을 선택할 때조차 혼자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아동은 기질적으로 불안이 높을 수 있으며, 어릴 적 부모와 많이 떨어져 지냈거나, 여러 도전에 대한 기회를 박탈당하면서 자신감을 쌓을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또는 주변 어른들이 아동을 엄하게 양육하면서 아이가 무기력해져서 수동적이 되어 자신감이 향상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마도 사연을 주신 어머님 자녀의 경우, 안정적 애착을 형성해야 할 시기에 어머님과 함께 할 시간이 부족하여 생긴 애착의 질이 성격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으며, 조부모의 양육 방식이 아이 스스로 무엇인가를 하도록 자율성을 주기보다, 안전과 위생을 생각하여 과보호 하거나, 반대로 통제를 많이 하셨다면, 두 가지 환경적 요인이 지금 아동의 성격 형성에 영향을 주고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아이의 기질 자체가 예민하고 새로운 것을 싫어하거나 두려움이 많을 경우 현재 연령에서는 소심해 보이고, 대처능력이 떨어져 보일 수 있습니다. 원인이 무엇이든 소심하고 불안이 높은 아이는 스스로 뭔가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문제 상황에 처했을 경우, 해결해 주기 보다는, 해결 방법을 익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질적으로 소심하다고 할지라도, 성장하면서 부모의 안정적 지지 속에서 도전과 성취를 반복하다 보면, 오히려 나중에는 그것이 장점이 되어 신중하고 사려 깊은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기에 양육이 중요한 것입니다.

일단 아이의 주변 환경이나 부모, 또는 조부모의 양육방법을 체크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소심하거나 불안한 아이 일수록, 부모나 주 양육자 중 한 명이 긴장이 높고 주변의 평가에 민감하며 강박적이지는 않지만 위생과 안전을 중요시 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아이의 불안한 기질을 더욱 강화시켜서 소심하고 자신감 없는 아이로 키우게 될 경우가 많습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위험으로 아이를 몰아넣을 필요는 없지만 아이의 안전을 위한 과도한 통제는 아이의 도전 기회를 박탈하고 무기력한 아이로 만들 수 있습니다. 아이가 뭔가를 도전하고 싶어 하고 궁금해 한다면 부모는 그저 옆에 머물면서 아이를 격려해주면 됩니다. 부모가 잘 견뎌주고 기다려 준다고 해도 아이는 실패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땐 실패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적극적인 위로는 괜찮습니다. 아이의 속상한 마음을 부모가 직접 감정 단어를 사용하여 대신 언어로 표현 해 주는 것도, 실패에 대한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좋은 방법입니다. 그런 경험이 쌓이게 되면, 아이는 실패에 위축되지 않고, 도전하는 자체에 즐거움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실패해도, 그 뒤에 아동이 느끼게 될 감정이 엄청난 슬픔이나 속상함은 아닐테니 말입니다. 또는 속상함이 크다고 해도, 부모에게 이야기 하며 털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경험에서 아이는 이미 든든한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감 없는 아이에겐 성공경험이 쌓이는 것만큼 좋은 약은 없습니다. 아이가 도전할 때 부모는 아이를 무조건 독려하거나 격려하려고만 하지 말고, 옆에서 기다려 주면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아이가 어떠한 행동을 취하고 나면 그것에 대해 실패든 성공이든 긍정적인 관점에서 밝은 태도로 가볍게 이야기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 결정은 아이가 하도록 아이를 기다려 주시고 믿어주세요, 아이는 부모가 믿는 만큼 성장할 것입니다.

발행일 : 2015. 3. 23 | 전화 : 02-6360-6241 | 웹진 <아이사랑>은 두 달마다 우리 아이를 사랑하는 독자들과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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