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Aug.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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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愛

편지공모 우수작

굿바이~! 기저귀!!!

박미연 (강원도 원주 큰별어린이집)

하루 일과를 마치고 교실을 정리 할 때면 20ℓ 쓰레기봉투에 가득 차는 기저귀들…!
어떻게 하면 기저귀를 작게 접어 누르고 눌러 쓰레기양을 줄여 볼까?! 고민하며 봄을 보내고, 기저귀를 차지 않으면 느낄 수 있는 홀가분한 기분을 우리 반 아가들에게 알려주고자 기저귀로부터의 탈출~?!하는 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변기에서 쉬~! 한번 해볼까?” 기저귀를 갈아주면서도 기저귀로 바람을 일으키며 “시원하지?” 말하는 교사의 노력을 아는지 아가들은 변기에 앉거나 변기 앞에 서있는 모습을 보였고 그렇게 여름을 맞이했다.

부모님들께도 안내문을 통해 기저귀와의 이별 준비를 선언하고 가정에서도 함께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리며 시작한 ‘기저귀 탈출’은 기저귀 대신 예쁘고 멋진 팬티로 갈아입히고 아가들의 동작과 표정을 살핀 후 신호가 오는 듯한 포즈를 취하면 아가의 손을 잡고 재빠르게 변기로 향한다. 그렇게 성공하면 박수와 함성으로 칭찬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와~! ○○이가 변기에 쉬 했어요!”
물을 내리면서도 잊지 않는 인사! “안녕~! 잘 가! 이따가 또 만나자” 하지만, 언제나 성공만 하랴!
“그대로 멈춰라!” 동작에 미동도 하지 않는 아가의 밑을 보면 어김없이 흘러가는 소변!
“어~! 쉬가 나왔구나? 쉬는 어디서 해야 하지?”
“응! 변기에 쉬해야지!” 너무나 정확하게 알고 있는 꼬마 숙녀의 대답!
거기에다 “나! 쉬했어!”하고 실수도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공주과 아가!
중요한 부분을 잡고 동동거리면서도 굳이 기저귀를 찾는 왕자님 아가까지…!

좌충우돌 기저귀 탈출은 하루하루를 지나며 “떤땡님(선생님)! 쉬!”, “떤땡님(선생님)! 응가!”하며 변기를 찾는 아가들로 교사의 얼굴에 미소를 띠게 한다. 내 아이의 기저귀 떼기는 어떠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 내 아이도 어린이집 선생님 손을 통해 기저귀를 뗐던 때를 생각하니 이것도 내리 사랑이 되는가 싶다. 교사 생활한지 20여년이 되어 가지만, 기저귀 떼기에 성공한 아가들에게 환호하는 내 모습이 기저귀를 뗀 아가들보다도 기특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이제는 앉았다 일어날 때면 삐거덕! 소리가 나는 무릎이지만, 아가들의 “떤땡님(선생님)! 쉬!”소리에 어느새 일어나 달려가는 내 모습을 보며 오늘도 모든 아가들이 『굿바이! 기저귀!!!』를 성공할 그날까지 화이팅! 해본다.

발행일 : 2014. 12. 1 | 전화 : 02-6360-6242 | 웹진 <아이사랑>은 두 달마다 우리 아이를 사랑하는 독자들과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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