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Aug.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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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운영의 달인되기

개원하는 어린이집의 성공적 운영안정화를 위한 달인비법

글. 김향림 (용인시립 죽전어린이집 원장)

김향림(용인시립 죽전어린이집 원장)

용인시는 인구 97만 명이 모여 살고 있는 “미래 첨단도시와 자연청정도시의 조화”를 추구하는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더욱이 죽전 어린이집은 용인시에서도 아름다운 수지구 죽전동에 세워져 금년 3월에 개원하였습니다.
모두가 아는 것처럼 처음 어린이집을 개원 할 때는 우리 아이들의 안전이나 편의를 위하여 구석구석 곳곳에 손길을 닿아야 합니다. 어디 한두 곳 손보지 않을 곳이 없는 것입니다. 원장으로선 안정적인 어린이집 운영을 위해서는 무척이나 고되고 어려운 기간을 보내야 하는 시기입니다. 여기서 저는 마음속 깊이 열과 성의를 다해야겠다는 다짐과 기필코 아이들의 요람으로 만들어놓겠다는 각오를 깊이깊이 새기는 계기를 갖게 된 것입니다.
“어린이집 운영의 달인” 이라는 글을 쓰기에는 제가 가진 역량이 부족함이 있지만 개원에서 오늘까지 어려웠던 점을 알려 달라는 말씀에 용기를 내보기로 하였습니다.

신규 시설을 위탁 받을 때는 많은 기대와 희망을 갖고 시작하지만 두려움과 걱정도 앞섰습니다. 촉박한 일정에 어린이집을 개원하기 위해서 개원 3달 전부터 하루 종일 공사장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두 번 다시 손 볼 곳이 없게끔 하느라 시공자와 다툼도 많이 하면서 시설공사를 마무리 했습니다. 또한 우수하고 능력 있는 선생님들을 채용하기 위해서 수차례에 걸쳐 선생님 채용면접을 실시하여 개원 때를 대비해 어느 한곳 부족함이 없게 노력하였습니다.
그 당시 많이 불편했던 것은 공사중인 어린이집 앞마당에 놓인 컨테이너에서 원아 모집, 선생님 면접을 봐야 했던 것이였습니다. 지금 이 산뜻하고 아름다운 죽전어린이집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느 한곳 제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어서 제 삶이 생생하게 녹아 스며있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운영자금이 턱없이 부족한 사정을 딱하게 여긴 위탁법인 조계종 사회복지 재단과 운영지원사찰인 용인시 법륜사 현암 주지스님의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도 죽전어린이집을 탄생시키는데 큰 몫을 해주었습니다. 지금은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지만 당시에는 어려운 역경을 이겨내느라 서러움이 복받쳐 눈물을 삼켰던 기억도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특히, 원아모집은 무척이나 힘든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1월 중순에서 2월 사이에는 원아모집 공고와 지원서 접수, 우선순위 동점자를 추첨하는 과정은 입소를 희망하는 많은 민감한 학부모님들의 반응으로 실로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140명 정원에 1,000여명의 원아가 지원하는 상황이 되었으며, 이들을 우선순위 기준에 맞게 선별하는 작업으로 몇날 며칠 밤을 세워야했던 무척이나 고된 작업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우선순위 기준에 동점자인 지원아동이 많아 높은 경쟁률로 이어졌으며, 이들을 추첨하여 원아입소를 결정해야 했기 때문에 많은 동순위 부모님들에게 기회가 없어졌던 일이였습니다. 이는 전문직에 종사하는 맞벌이 부모님들이 70%가 넘는 이 지역 특성도 그중의 한 요인이 되었습니다.
촉박한 개원 준비 일정으로 채용한지 며칠 되지 않은 선생님들은 타 어린이집에서 근무하고 퇴근한 후에도 죽전어린이집에서 계속 야근을 해야만 했으며, 준비해 두었던 환경구성과 영역 구성을 신입원아 O/T 당일 새벽에 부착하고 구성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처럼 우리 선생님들은 셀 수도 없는 밤샘 작업으로 지쳐갔으며, 천사같은 우리 애들과 천금같은 애들을 키워준 부모님과의 생애 첫 만남인 O/T와 간담회 장소에서 선생님의 밝은 모습을 보여줄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이때가 원장인 제 마음이 가장 아프고 힘들었던 때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사진 1

사진 2

죽전어린이집에 등원하던 첫째 날에는 선생님과 140명 아이들이 처음으로 만나는 날이다 보니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아이들은 하루 종일 울어야만 했었으며, 등·하원 차량을 운행하지 않아 모든 아이들이 정해진 시간 없이 도보로 지도하니 등․하원 지도가 힘들었습니다.
입소시 치열한 경쟁을 뚫고 들어왔지만 신규 어린이집이 과연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 내 아이에 맞는 돌봄을 요구하는 맞춤형 욕구나 지나친 간섭, 사소한 일에도 과장되게 표현하는 부모님의 목소리, 이러한 상황은 우리를 무척이나 당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신규시설이라는 선입견, 모두가 새로 입소한 원아, 많은 정원, 새로운 보육환경 속에서도 학부모님들과 신뢰감을 형성하는 길은 오로지 올바른 보육, 교육 원칙 준수, 일관성 있는 운영, 좋은 보육환경을 구성하는 것이라는 믿음으로 저와 우리 선생님들은 힘을 합쳐서 이 과정을 헤쳐 나갔습니다. 선생님들을 비롯한 모든 어린이집 가족들은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먼저 베풀고 그 바탕 위에 친절하고 따뜻한 교사가 되었으며, 아이들 관리를 위해 일일 반별 상황을 보고받아 전반적인 아이들 관리에 주력하였습니다. 또한, 부모님과 소통하기 위해서 작은 일에도 직접 대화나 전화로 상호작용을 하였으며 하원 시간을 30분 단위로 쪼개어 원하는 시간에 귀가시켜 귀가 안정도 정착시켰습니다. 보육환경을 안정적으로 구성하기 위하여 매일 조금씩 교재를 늘려나갔으며 교구의 종류도 다양화 하였습니다. 부모 참여 프로그램을 활성화하여 부모님과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교감을 주고받았으며, 부모님에게 어린이집을 공개하여 그때마다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린 결과 부모님과 신뢰를 빠르게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 3

 

새로 개원하는 어린이집이 부모님으로부터 신뢰를 받으려면

첫 번째로는 어린이집을 빠른 시간 안에 안정화하는 일입니다.
좋은 시설, 바른 교육, 올바른 보육을 아이들에게 제공하고 부모님들께 신뢰 받을 수 있는 객관적인 방안은 “평가인증”에서 높은 점수로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평가인증”을 잘 해내기 위해서는 재정적인 문제, 상호작용, 보육일지, 보육과정, 안전, 평가인증지표 교사교육, 평가지표상 운영과 교육 등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었지만, 선생님들의 다양한 의견수렴과 적극적인 협조덕분에 신규 어린이집 치고는 빠른 시간인 8개월 만에 “평가인증”을 무사히 받을 수 있었으며 덕분에 조속히 어린이집 안정화를 도모하였습니다.
이처럼 “평가인증”을 잘 받는다는 것은 아이들이 생활하는 6개 영역 모두가 잘 구성된 곳이라 할 수 있으며 아울러 어린이집의 모든 영역별 수준도 평균 이상의 환경임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를 부모님들께 홍보하여 신뢰감을 주는 것도 빠트리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로는 어린이집의 개방화를 적극 추진하는 일입니다.
평가인증을 통해 부모님 신뢰도는 높아졌으나 개원시 어린이집의 안정을 위해 부분 통제 하였던 보육실 및 원의 모든 공간을 학부모님들께 적극 개방하였으며, 평가인증 준비를 하기 위해 했던 환경미화에는 학부모님들의 동참을 적극 유도하여 함께 참여함으로써 원의 어려움과 교사의 노고를 이해하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또한 부모님을 반별 1일 급식 도우미로 참여시켜 급식의 위생상태, 영양상태 등을 직접 확인케 하고 함께 식사를 하게 하는 개방화를 추진하였습니다.
어린이집 모든 가족의 위와 같은 노력은 개원한지 불과 8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여러 방면에서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지원 대기자가 1,500명이 넘고 있는 것은 죽전어린이집이 부모님들께서 가장 선호하는 아이들의 요람이라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가족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아이들이 중심이 되는 어린이집, 선생님과 부모님이 지속적으로 긴밀하게 소통하는 어린이집, 그래서 모두가 행복해지는 어린이집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더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이를 위해서라도 우리는 안정화와 개방화를 더욱 적극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아이들에겐 꿈을 심어주고, 선생님과 아이는 서로 사랑하며, 부모님은 교사를 믿어주고 신뢰하는, 그래서 엄마를 대신해 주는 또 한명의 엄마가 되는 어린이집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선생님에 대한 처우개선과 상당한 복지로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과 사랑이 고스란히 아이에게 돌아가게 하겠습니다.
어린이집의 다른 이름은 “사랑이 가득한 또 하나의 따뜻한 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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