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특수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특수교사입니다.
통합 아이들로 구성된 반만 3년째 맡아오다가, 2014년 올해 통합유아와 일반유아가 한 반에서 통합교육을 통해 통합을 이루어가는 장애 통합반을 맡게 되었습니다.
특수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고 있는 것이 사회적 자립을 위한 첫 단추인 통합교육입니다. 그만큼 통합반을 맡게 되며 특수교사로서의 부담감과 한편으로는 ‘장애유아를 위해 특수교사로서 정말 무엇인가를 해볼 수 있겠다!’ 라는 생각으로 두근거리는 나날을 보내다가 조금 더 교사의 눈길과 손길이 필요할 뿐, 겉보기엔 일반 아이들과 전혀 다를 바 없어 보이는 통합 아이들과 함께 새 학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새 학기를 시작하며 혹시나 통합유아가 일반유아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 일반적이지 않고 돌발적인 행동으로 일반유아가 장애유아를 바라볼 때에 바르지 못한 시선을 갖거나, 부정적인 인식을 낳게 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스런 생각들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제 걱정과는 다르게 함께 일과 시간을 보내다 보며 오히려 장애유아가 일반유아의 놀잇감을 대신 정리해주고, 사소하고 간단한 것들이지만 양보하고, 돕고, 때로는 먼저 다가가 말을 거는 아이의 적극적인 모습을 보게 되었고, 그러한 모습들을 하나둘씩 발견하게 되면서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다름이 없는 우리 반의 모습을 만들어야겠다.’ 라는 욕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통합유아가 교실에서 원모임 시간에 단독행동 하지 않고 친구들과 함께 지내겠다는 저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교사의 지도에도 불구하고, 착석을 하지 않고 단독행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활동에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제가 중재 하였지만 그 아이는 저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점점 교실의 분위기는 그 아이 때문에 흐트러졌고, 특수교사로서 일반유아에게 장애유아의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겠다 라는 생각과 약속을 지키지 않고,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생각과 동시에 교사의 마음도 몰라주는 그 아이가 밉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그런 아이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프기도 하였지만 통합 유아를 위해서도 일반 유아를 위해서도 다음에는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완강한 태도를 보이기로 마음먹었을 때, 한 명, 두 명 아이들이 울고 있는 통합유아에게 다가와 달래주기 시작하였고, 유아들이 저에게 다가와 “선생님, 그냥 다 같이 나가요.”, “선생님 00도 함께 나갔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고, 저는 한동안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내가 지금 무슨 행동을 했나….’ 그 아이들 앞에서 교사인 저는 부끄럽고, 미안하여 한동안 말을 할 수가 없었고, 그리고 아이들이 교사인 나보다 통합유아를 더욱더 따뜻하게 바라봐주고 있다는 생각에 아이들에게 어찌나 고맙던지 눈물이 났습니다.
그 사건을 통해 저는 특수교사로서 통합교육 현장에서 나의 역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와 통합교육의 중요성 또한 다시 정의해보고,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장애유아와 일반유아 모두가 하나 되게 하려는 앞 뒤 없는 무작정적인 의욕만으로 오히려 아이들을 갈라놓게 하였다는 나의 잘못된 부분을, 그리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설명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마음의 눈으로 나보다 더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이미 그것은 내 몫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기회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그렇게 서로를 더욱 더 알아가고, 이해하고, 바라보며 너랑 나랑은 틀린 게 아니라 다르다는 것을 서로의 마음속에서 점점 같아진 다는 것을 느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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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여름아! 같이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