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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가을 제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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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아이사랑 제47호] 육아 탐구중 - 그림책, 유아에게 말을 걸다

육아 탐구중

아이와 공감언어 익히기

아이와 감정을 교류할 때 선제조건은 신뢰감
글. 남미영 (한국독서교육개발원 원장 / 「엄마의 독서학교」저자)
남미영 원장
 

그림책, 읽어주는 책이 아니라 보여주는 책

지난 7월 어느 무덥던 날, 서점 어린이책 코너에서 어린 남매에게 열심히 그림책을 읽어주는 젊은 엄마를 만났습니다. 엄마는 책장을 훌훌 넘기면서 그림책을 읽고, 오누이는 서로 장난치면서 듣고 있었지요. 그들이 돌아간 뒤에 시간을 계산해 보니 그 엄마가 책 한 권을 읽는 데 6분 정도 걸렸습니다. 아마도 그 엄마는 저녁에 남편에게 자랑스럽게 말할 것입니다. 오늘 서점에 가서 그림책 열 권을 공짜로 읽어주고 왔다고.

만약에 이 엄마와 짬을 내어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면 이렇게 말했을 것입니다. ‘오늘 읽어준 책은 아니 읽어주느니만 못했다.’ 라고.

그림책은(글자가 있거나 없거나) 글자를 통해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 아닙니다. 그림을 통해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 그림책입니다. 펼침 페이지에 가득한 그림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그림들은 툭툭 건드리기만 해도 이야기가 우수수 쏟아질 것만 같지요. 그런고로 그림 속에서 이야기를 꺼내는 활동이 유아가 그림책을 읽는 올곧은 방법입니다.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찾아낼 때 유아들은 자기가 만들어 내는 이야기를 사랑하게 됩니다. 그런 기회를 박탈하고 엄마가 일방적으로 읽어주는 그림책 독서는 주입식 교육과 같습니다.

그림책은 그림이 주인이고 단어와 문장은 조연입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도 그림이고, 느낌과 감동을 주는 것도 그림입니다. 그러나 그림은 말을 하지 않습니다. 고즈넉이 존재하는 자연처럼, 꽃처럼 우리를 보며 미소 지을 뿐입니다. 어린 독자들에게 스스로 이야기를 찾아내라고 그러는 겁니다. 이때 그림책이 빌린 책이 아니라 자신의 것이라면 아이들의 기쁨은 더욱 커집니다.

 

그림책, 유아에게 창작의 기쁨을

글을 모르더라도 유아들은 두 돌이 되면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문자를 모르는 아기도 그림책을 보며 중얼거립니다. 두 돌에 시작되는 창작활동, 그것은 그림책이 유아들에게 주는 두 번째 선물입니다.

그림책을 읽고 어린 독자들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는 작가가 애초에 만든 이야기 그대로가 아닙니다. 문자로 이루어진 문학 독서에서는 80% 정도를 작가의 이야기에 의지해서 읽지만 그림책은 20% 정도만 작가에게 의지할 뿐 80%를 자신이 만들게 됩니다. 그래서 그림책을 읽을 때는 누구나 작가가 된 기쁨을 맛보게 됩니다.

책읽기는 언어적 추측 게임입니다. 그림책을 보는 동안 아이들의 두뇌는 언어적 추측 게임을 시작합니다. 그림책을 읽을 때 독자의 두뇌가 가장 분주해집니다. 어떤 그림책이라도 그림에 눈이 가는 순간부터 상상하고, 구성하고, 추리하고, 판단하면서 줄거리를 만들어가야 하기 때문이지요. 이때 독자들이 만든 이야기는 다 다릅니다. 상상력이 풍부할수록 이야기가 재미있습니다. 이야기 만들기 활동, 이것이 아이들에게 무한한 기쁨을 선사합니다. 이 기쁨을 맛본 아이들은 책의 포로가 되고 맙니다.

친절한 답은 이제 그만, 질문이 더 좋아요

그림책을 펴고는 ‘이게 뭐야? 강아지가 뭘 먹어? 엄마는 어디 갔어?’ 등등 유아들이 질문을 시작합니다. 이때 엄마가 할 일은 친절하게 대답해주는 일이 아닙니다. ‘이게 뭐냐?’와 같은 이해를 위한 질문에는 대답해야 하지만 ‘강아지가 왜 그래?’ 또는 ‘엄마는 어디 갔어?’와 같은 추리하고 상상하는 질문에는 대답보다는 맞장구식 질문이 필요합니다. 엄마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정말 그렇구나! 정말 어디 갔을까?’ 라고 되물으면 아이는 더욱 신이 납니다.

사실 아이들이 무얼 몰라서 묻는 경우는 드뭅니다. 자기가 생각한 것을 어른에게 확인받기 위해 묻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때 엄마가 친절하게 정답을 말해주면 아이들의 두뇌는 생각하기를 멈추게 됩니다. 그러나 엄마가 되물으면 아이의 두뇌 속 생각발전소는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조금 진도를 더 나아가 아이가 묻지 않은 것을 물어주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면 아이의 사고력은 눈부시게 발달합니다.

 

그림책, 읽기의 주도권을 아이에게

“와, 이 책 속에 어떤 이야기가 들어있을까?” 그림책을 펴고 엄마가 대뜸 읽어주기 보다는 이렇게 슬쩍 운을 뗍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찾기 시작합니다. 그동안 엄마와 함께 그림책 읽기를 자주 했던 아이는 더 순조롭게 이야기를 찾지만 생전 처음 하는 아이들은 힘들게 찾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엄마가 처음부터 읽어주면 아이들은 의존감이 생겨 읽어달라고 칭얼댑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이야기를 읽었을 때 엄마가 고개를 끄덕이고 맞장구를 치며 칭찬해 주는 일입니다.

“와, 그렇게 재미있는 이야기가 들어 있었구나.” 그러면 아이들은 독서의 세 번째 기쁨을 맛보게 됩니다.

그 다음 엄마가 할 일은 작가가 쓴 이야기를 천천히 읽어주는 일입니다. 그 단계에서 아이는 자신이 만든 이야기에 작가가 만든 이야기를 섞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듭니다. 이때 만든 이야기는 처음 만든 이야기보다 더 탄탄한 구조를 갖게 됩니다.

이제 엄마가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부탁할 차례입니다. 엄마의 부탁을 받은 아이는 책장을 넘기면서 종알종알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저녁에 아빠 앞에서 다시 한 번 이야기를 재현하면 아이는 독서의 기쁨을 만끽하게 됩니다.

독서의 기쁨

 

하루에 그림책을 몇 권 쯤 읽어줄까요

어느 날 서울 강남의 유명 아파트 단지 엄마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선생님, 하루에 그림책 몇 권을 읽어주는 것이 적당한가요?”

네 살 된 유아의 엄마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되물었습니다.
“지금 몇 권이나 읽어주고 계신데요?”

엄마는 지금은 열 권씩을 읽어주고 있는데, 옆 아파트 단지 엄마가 하루에 열두 권을 읽어주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은 열다섯 권으로 올릴까 한다는 요지의 질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말했습니다.

“하루 한 권이 가장 좋습니다.”

왜 한 권일까요? 어른의 경우, 하루에 영화를 몇 편 보는 게 좋을까요? 아마 열 편 이상을 보는 게 좋다고 말할 분은 안계실거예요. 모두들 한 편이라고 대답하면서 열 편 이상을 보면 아마도 두통에 시달릴 거라고 대답할 게 확실합니다. 어른들도 이럴진데 유아들에게 하루에 열 편 이상의 그림책을 보여준다면, 아이들의 두뇌에는 얼마나 심한 과부하가 일어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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