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아이사랑 제50호] 우리어린이집을 소개합니다 - Play-Day, 놀이로 세상을 배워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두근두근, 가슴 졸이며 술래의 뒤통수를 뚫어져라 바라봅니다. 숨조차 쉬지 않고 주먹을 꼭 쥔 아이들의 온몸에 긴장감이 흐릅니다. 술래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뒤돌아보며 외침과 동시에 ‘와~’ 소리치며 술래를 향해 뛰어오던 아이들이 무궁화꽃 모양을 만들며 엉거주춤 멈추어 섭니다. 어린이집 뒷마당은 그렇게 한참을 무궁화꽃이 피고, 해바라기꽃이 피었다가 슈퍼맨꽃도 피고 심지어 미니언즈꽃도 핍니다. 흉내를 제대로 내지 못한 아이가 항의를 합니다. “미니언즈꽃은 어떻게 표현해야 돼?” “이렇게 손으로 안경을 만들면 되지” 아이들은 한 가지 놀이에 여러 변화를 주며 신나게 뛰어놉니다. 좁은 곳도, 장난감이 없어도 그저 즐겁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맘껏 뛰어노는 이 시간이 아이들은 마냥 행복합니다.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시립아이들세상어린이집 6세 맑은바다반 아이들이 바깥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을 빼고 매일 바깥놀이를 하고 숲놀이터도 자주 다녀서일까요, 아이들은 혼자서도, 친구들과 함께 할 때도 금새 놀이에 빠져듭니다. 오늘 바깥놀이로 무엇을 하면 좋을지 교사가 묻자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하고 싶다고 많은 아이들이 소리칩니다. 술래가 된 아이는 주도적으로 놀이를 이끕니다. 단순한 놀이인데도 자신이 좋아하는 꽃이나 주인공 이름으로 놀이를 이끌며 신나합니다.
아이들세상어린이집은 놀이가 생활의 중심입니다. 놀이를 통해 사회생활에 필요한 지식이나 바람직한 인성을 익히고,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사회적인 존재로 발전하는 것을 배웁니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고 이에 더해 주제를 정해 놀이를 통해 깊이 있게 주제에 접할 수 있도록
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율성을 중시하는 자유선택놀이와 역할놀이를 통해 사회성 등 다양한 교육 효과를 얻을 수 있는 Play-Day는 아이들세상어린이집의 대표 프로그램입니다. 주제별 Play-Day를 통해 놀이 중 맡은 역할에 자신을 동일시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역할을 배웁니다. 아이들은 놀이에 참여하기 위해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알고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기술을 익힙니다. 상대의 입장을 경험해 봄으로써 사회성이 향상되지요. 무엇보다 즐거움은 Play-Day를 진행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Play-Day는 두 달에 한번 웨딩데이, 썸머데이, 찜질방데이, 퍼포먼스데이 등 주제로 열립니다.
웨딩데이에서는 나와 가족의 소중함을 알고 생명 탄생의 신비함을 느끼고 옛날 결혼식과 현대의 결혼 풍습을 놀이를 통해 경험합니다. 웨딩데이는 ‘나’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왕자공주데이에서 진화한 프로그램입니다. 여름에 진행하는 썸머데이는 여름을 맘껏 즐길 수 있도록 설치된 풀장에서 수영은 물론 물고기 잡기, 미역만지기 등 감각활동과 연계된 활동을 통해 여름을 즐기고 계절을 이해합니다.
그밖에도 어린이집 텃밭에서 기른 야채를 수확하여 맛보며 식습관이 개선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삼겹살데이, 놀이를 통해 공중 예절을 익히는 찜질방데이, 촉각활동 등 다양한 주제의 퍼포먼스데이는 아이들과 부모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어린이집은 썸머데이에는 거대한 수영장이 되고 찜질방데이에는 찜질방으로 변신합니다.
겨울에 진행하는 찜질방데이는 준비해야 할 일들이 많습니다. 온돌방의 경우 전날부터 온도를 최대한으로 올리고 냉방은 문을 열어놔 영하로 떨어지게 둡니다. 최대한 찜질방 환경을 갖추는 것이지요. 실제와 비슷한 환경에서 공중도덕을 익히고 어린이집이라는 편안한 장소에서 소극적인 아이도 놀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찜질방데이는 연말 재롱잔치를 준비하느라 고생한 원아들을 위해 기획한 프로젝트로 반응이 좋아 매년 열리게 되었습니다. Play-Day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행사로 졸업한 원아들도 참여를 원할 정도이지요.
Play-Day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박가영 시립아이들세상어린이집 원장은 영유아시기 놀이를 통한 교육을 강조합니다.
“기존 어린이집 프로그램들이 영역별활동 중에서도 학습이 강조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20여 년 보육교사로 일하면서 갈수록 놀이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지더군요. 학습 보다는 영유아시기에 맞게 놀이가 중심이 되어 바람직한 인성과 체력을 기르고, 학습을 시키기보다 학습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놀이를 통해 아이들이 변하는 것을 경험을 통해 느끼고 있습니다.”
박 원장은 2015년 시립아이들세상어린이집 개원 때부터 놀이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습을 강조하는 부모들이 많아 개원 초기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6개월 정도 지나면서 아이들이 변하는 것을 보며 부모들도 어린이집 교육 방향에 대해 공감하고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정서적으로 좀 불안했던 아이들이 안정되고 집중력이 생기는 게 보이더군요. 놀이를 할 때 아이가 자율성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니 자기주도적으로 놀이를 하게 되고 소극적인 아이도 자기 의견을 내놓는 법을 스스로 깨우칩니다. 놀이에 참여하지 못하는 아이가 있으면 참여할 수 있도록 교사가 최소한의 개입을 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아이들은 자신감을 갖게 되고 더불어 집중력도 생기더군요.”
시립아이들어린이집에는 외부 강사를 초빙해서 진행하는 영어와 블록수업 등 특별활동 수업이 없습니다. 교사가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수업 방식 때문입니다. 짜여진 과정에 맞게 수업을 진행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스스로 놀이를 하며 기쁨을 느낍니다. 아이들은 영어 수업 대신 연극놀이를 합니다. 연극놀이 시간은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릴 정도로 좋아합니다. 올해는 연말 재롱잔치도 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어른들에게 잠깐 보여주기 위해 오랫동안 고생하며 연습할 필요가 있는가에 대한 의문에 부모님들도 동의를 했습니다. 대신 부모님과 아이들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기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어린이집에서 놀이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부모, 교사와의 소통이 필요합니다. 초반 시행착오를 겪으며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수 차례에 걸쳐 진행하며 부모의 이해와 공감을 얻기 위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부모와의 잦은 만남은 물론 수시로 교사회의를 열어 의견을 나누기도 합니다.
아이들세상어린이집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숲놀이 시간입니다. 매일 산책 외에 매주 근처 숲을 찾습니다. 어린이집 자체 프로그램 외에 시흥시에서 지원해주는 숲프로그램에도 참여하기에 횟수가 더 늘었습니다.
자연과 친화적인 생태교육을 중시하고 자발적 놀이를 중시하는 공동육아 교육 방법을 지향하는 박 원장은 숲놀이를 비롯 자연을 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숲놀이를 자주 가니 초기에는 안전에 대해 불안해하시는 어머님들이 많으셨어요.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안전사고가 없었어요. 원에서도 규제보다는 자율을 중시하다보니 아이들은 놀면서 스스로 자기 몸을 지키는 법을 익히더군요. 숲에서도 마찬가지구요. 지금은 어머니들이 더 좋아하세요. 숲에 다녀온 날 아이들의 표정이 훨씬 밝거든요.”
항상 여벌옷을 준비하기 때문에 숲에서 아이들은 옷이 더러워질까 걱정하지도, 특별히 위험하지 않는 이상 교사의 제재를 받지도 않고 맘껏 놉니다. 한 시간 내내 개미를 관찰하기도 하고 흙장난을 하기도, 나뭇가지로 무언가를 만들기도 합니다. 교사들은 ‘하지 마’라는 제재를 하기보다 아이들을 지켜보다 적절한 시기에 개입하며 상호작용을 합니다. 숲에 다녀온 날은 교사가 할 일이 더 많아지지만 아이들의 밝은 표정에 교사들도 보람을 느낍니다.
시립아이들세상어린이집
박가영 원장
바깥활동을 많이 하고 Play-Day 등 행사로 교사들의 업무가 만만치 않습니다. 업무량이 많은 교사들을 위해 마련한 ‘교사힐링데이’는 서로의 어려움을 나누고 공감하는 시간이 됩니다. 원장이 직접 준비하는 바비큐파티와 여행, 뮤지컬 관람 등 문화생활을 지원하고 교사들의 의견을 반영한 모임을 지원합니다. 업무에서 받는 스트레스나 어려움을 나눌 수 있는 교사교육은 큰 도움이 됩니다. 그중 비폭력대화 수업은 지난해 10회에 걸쳐 진행했고 교사들의 요청으로 올해도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수업은 부모님들의 요청에 부모교육으로 까지 확대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이해하고 심신이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교사, 부모들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아이들의 자율성을 강조하고 교사 개입을 최소화하지만 학습 위주의 교육 보다 실제로 교사가 준비할 사항은 더 많습니다. 그래도 놀이를 통한 교육을 강조합니다.
“아이들이 놀이를 하며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경험을 통해 자기 의견을 말 할 수 있는 당당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박 원장은 시립아이들세상어린이집의 놀이를 통한 교육은 더 진화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신청을 받습니다>
어린이집을 추천해주세요. 어린이집 원장님이나 선생님, 부모님도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심사를 거쳐 해당 어린이집을 직접 취재해 <우리어린이집을 소개합니다>에 게재할 예정입니다.
'우리어린이집을 소개합니다'에 소개된 어린이집은 소정의 모바일문화상품권을 드립니다. 많은 추천 부탁드립니다.
( 접수마감: 2018년 8월 23일(목) | 접수메일 : ilove@i-love.or.kr | 신청양식 다운로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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