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아이사랑)

[웹진 아이사랑 제59호] 우리 어린이집을 소개합니다

우리 어린이집을 소개합니다.
‘술술’ 풀리고, ‘뚝딱’ 해결되는 것으로 유명한 이곳은 김포시 마산동에 위치한 ‘시립e-꿈찬어린이집’입니다. 2018년 개원 후 3개월 만에 평가인증을 받아 입소문이 술술~ 그로부터 1년 만에 ‘열린어린이집’으로 뚝딱 선정되어 신바람이 났습니다. 하지만 2020년 봄바람은 어찌나 매섭던지요. 전 세계를 펜데믹 현상으로 몰아넣은 코로나19 앞에서 우리 어린이집도 속수무책이었습니다. 휴원 명령이 내려진 날의 암담함과 가정보육과 긴급보육체제 속에서 겪게 된 정신적인 고통은 모두가 공감하실 겁니다.

무엇보다 가정보육을 하는 아이들, 부모님과 소통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주고받는 안부 문자 하나에도 소외감과 낯섦이 전해오는 듯 했습니다. 도무지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 가야할지 막막할 때, 문제 너머를 보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격리, 단절이라는 문제 상황은 변함이 없지만 그 너머에서 무언가 바쁘게 변해가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학교는 동영상 강의로 전환을 했고, 집은 재택근무를 하는 또 다른 의미의 일터가 되었으며,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철저한 방역관리, 드라이브스루 등 어느 새 우리는 언택트 변화에 몸을 싣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우리 원도 변화에 수긍하며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맞는 프로그램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우리 어린이집의 운영 철학을 바탕으로 간과할 수 없는 세 가지 기준도 세웠습니다.
  • 1. 긴급보육과 가정보육 모두 소외감 없도록 소속감을 줄 것!
  • 2. 영유아·부모와 보육교직원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줄 것!
  • 3. 어린이집 주변 지역사회도 함께 회복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

비대면 소통도 소통이다!

코로나19 이전에도 키즈노트 등 알림장 앱을 통한 부모와의 비대면 소통은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전은 내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고 찾아갈 수 있다는 전제로 그 깊이가 얕았다면 지금의 비대면 소통에는 진정성이 느껴집니다. 스마트 놀이키트를 활용해 인증결과를 공유하고 가정과 어린이집 간 안부를 나누다보면 이보다 더 고마울 수가 없습니다. ‘아, 오늘도 무사하구나, 건강해서 다행이다!’ 담당 교사가 반의 근황을 사진과 글로 알리면 가정에서도 아이들의 일상이 담긴 사진과 글을 보내옵니다. 비록 몸은 떨어져 있지만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소속감이 충만해집니다.

쌍방향 행사 참여로 소속감 갖기!

코로나19로 어린이집 주변 상가에도 경제적 타격을 입은 곳이 많았습니다.
우리 어린이집은 지역 상가 매출도 올리고 부모님의 기분도 업 시킬 작은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삼시세끼 걱정하는 부모님을 위해
지역 상가와 연계한 ‘비대면 가족외식’

삼시세끼를 부탁해!
김밥
  • ① 김밥 가게에 선결제를 해둡니다.
  • ② 아이들 이름(또는 번호)으로 쿠폰을 발행합니다.
    - 쿠폰명과 금액, 사용기한 등을 빠짐없이 안내합니다.
  • ③ 키즈노트 등의 알림장을 통해 부모 참여 이벤트 홍보를 합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이런 원 처음이에요.” “감동이에요. 퇴근 후 저녁 해결이요.” 등 부모님들의 칭찬, 감사 인증 릴레이가 이어졌습니다. 김밥 가게 앞은 우리 원 가족들의 한 줄 서기로 진풍경이 벌어졌고 이벤트 이후에는 마산동 맛집으로 인정되어 매출이 늘었다고 합니다.
초복맞이, 내 마음이 통닭통닭!
초복을 그냥 넘어갈 수 없지요. 아이들의 심장이 콩닥콩닥 뛸만한 치킨 이벤트를
진행하였습니다. 이번에는 동네의 옛날 치킨 가게가 문전성시를 이루었네요.
내가 쏠게, 마트놀이
놀이와 경제 공부를 한번에! 마트놀이는 단연 인기였습니다.
먼저 아이들에게 화폐가 무엇인지 알려주고 돈과 지갑을 만들게 합니다. 미리 준비한 상품 사진과 마트 어플을 통해 구매 목록표를 작성합니다.
엄마, 아빠, 언니, 형, 오빠, 누나, 동생까지 알뜰히 챙기며 구매 목록표를 만들었습니다. 마치 선물 리스트 같습니다.
하지만 막상 마트놀이가 시작되자 구매 목록표는 온데간데없고 자기 물건만 신나게 사는 아이들입니다.
어떤 아이는 자신이 돈을 낸다며 으쓱, 원하는 것은 다 사줄 듯이 자신 있게 골라 보라며 우쭐대기도 했답니다.
‘안녕히 계세요’, ‘감사합니다’ 마무리 인사성도 어찌나 밝은지 마트 점원들에게도 최고의 고객이었다고 합니다.
곁에서 지켜보는 부모님들도 아이들이 마냥 귀엽고 대견스럽습니다.
우리 동네 동영상 공모전
동네 구석구석, 나만의 아지트를 찾아 소개하는 10초 동영상 공모전입니다.
그동안 꽁꽁 감춰두었던 비밀 장소를 소개하는 아이들의 눈이 반짝입니다. ‘지금까지 ㅇㅇㅇ기자였습니다.’ 라는 클로징은 또 어찌나 귀엽던지요.
덕분에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우리 동네를 영상으로 보게 되어 좋았고, 아이들이 소개한 곳을 지도 뷰에서 찾아보는 심화 놀이까지 할 수 있어 유익했습니다.
더블복 이벤트, 코로나19 전 VS 후의 휴가보내기
마침 올해 8월 15일은 광복절이자 말복이었습니다. 해서 두 가지 의미를 모두 담아 ‘더블복 이벤트’를 진행하였습니다.
마침 휴가철이기도 해 달라진 우리의 일상을 사진으로 나누고 말복 기념 음료수와 광복절 기념 태극기를 받을 수 있는 ‘코로나19 전 vs 후의 휴가보내기’를 기획하였습니다.
미처 태극기를 구비하지 못한 가정에서는 감동적인 선물이라는 피드백을 주셨고 한 가정에서 시작하여 온 마을에 태극기 물결을 만드는 뜻 깊은 추억을 만들어보았습니다.

희망을 선물하는 어린이집

“휴원이지만 우리는 어린이집을
다니는 것 같아요.”


여러 행사를 진행하며 들은 말 중 가장 힘이 되는 말입니다. ‘우리는 어린이집을 다니는 것 같다!’
코로나19의 여파로 흩어져 단절되어 있지만 정서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소속감, 바로 그것입니다.

가정보육으로 혼자인 것 같고 긴급보육으로 두렵고 힘드시지요.
‘힘이 들 땐 하늘을 봐. 너는 혼자가 아니야.’ 라는 노랫말처럼 함께하면
앞으로도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전국의 원장님들, 우리 이번 추석에는 무엇을 할까요?
글 · 백연홍(시립e-꿈찬어린이집 원장)
편집 · 웹진아이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