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Aug. 2014
지난호보기
전문가에게 물어요

 

육아상담 코너 - 접수 안내

웹진 아이사랑에서는 육아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 어린이집 교사 및 부모를 대상으로 전문가 상담 코너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육아에 대한 궁금한 점을 메일(byeri68@naver.com)로 보내주시면 선정된 사례에 대해 전문가가 해답을 드립니다. 상담은 서면으로 진행되며 상담 내용은 웹진 아이사랑에 게재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의견 접수 : byeri68@naver.com
- 접수 마감 : 2016년 9월 27일(화요일)


외동아이를 둔 부모나, 다둥이를 둔 부모나 육아가 버겁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남들은 사소하게 생각할 일이라도 내 아이 문제가 되면 엄청난 무게가 어깨를 짓누릅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궁금한 점도 늘어납니다. 교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은 모두 다릅니다. 각양각색의 아이들을 보살피며 수시로 의문을 갖습니다.

학부모님과 교사의 어려움을 덜어드리고자 상담 신청을 받았습니다. 한국아동청소년 심리상담센터 이향숙 소장이 서면으로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사례 1 - 교사>

등원을 거부하는 아이

12년 8월 생 남자 아이입니다. 15년 5월에 저희 어린이집에 입소했습니다.
엄마, 아빠와 셋이 살다가 엄마가 공부를 시작하면서 올 7월부터 외할머니가 함께 살며 보육을 도와주고 계십니다. 가정의 분위기는 관대한 편인 것 같습니다.
이 아이는 자동차 실제 키와 쓰지 않는 실제 휴대폰을 가지고 등원합니다. 아빠처럼 자동차 타고 출근하기, 마트 가기 등 상상놀이를 즐깁니다.

식사, 배변, 놀이 등 큰 문제가 없으나 오이, 호박 등 싫어하는 음식에 대해서 최근에 강한 거부감을 보입니다. 예전에는 야채 종류 반찬도 칭찬해주면 잘 먹는 편이었습니다.

오감놀이를 즐겁게 하는데 낯선 자극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시도하기를 꺼려하다가도 또래 친구나 교사가 먼저 시도하고 격려하면 즐겁게 참여합니다. 작은 놀잇감을 조작할 때는 어려워해서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고 또래 친구들이 만드는 놀잇감을 보며 따라하려고 할 때도 있으나 잘 되지 않아 교사가 함께 만들기를 도와주곤 합니다. 악기 연주하고 율동, 신체활동은 활발하게 하는 편입니다.

소통에 어려움은 없으나 자신의 생각을 반복해서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림책을 읽어주면 집중해서 듣습니다. 담임이나 다른 반 교사들에게도 애정을 보이며 안아주기를 원하고 안아주면 큰 소리로 웃습니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하고 작은 일로도 칭찬 듣기를 원합니다.

원 생활에 큰 문제가 없는데 아침에 등원할 때가 문제입니다. 등원할 때 가정에서부터 떼를 쓴다고 합니다. 등원을 거부하며 발버둥치는 아이를 엄마가 데리고 등원할 때도 있습니다. 원에 들어와서는 금방 울음이 진정되는 편입니다. 즐겁게 등원한다고 스스로 교사와 약속하기도 합니다.

교사와도 큰 문제가 없고 또래 친구와도 잘 지내는 편인데 등원을 거부하는 이유가 뭘까요?

 

<답변> 정서적 안정감 느낄 수 있도록 공감하고 칭찬해야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이향숙소장입니다.
상담 글을 통해 선생님이 아이를 세심히 관찰하고 알고 계시는 모습이 얼마나 아이에 대한 애정이 많은지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의뢰한 아이는 지금 만 4세 아이이고 만 2세 9개월에 어린이집에 입소하였네요. 최근까지는 어머님께서 양육하다가 약 2개월 전부터 외할머니가 입주하시면서 아이들 돌봐주고 계시네요.

만 3세 ~ 만 5세 사이는 아이들이 고집도 부리고,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분명하게 자기주장이 드러나는 시기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이 아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과 싫어하는 음식을 표현하는 것으로 보아집니다. 또한 이 아이가 낯선 자극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시도하기를 꺼려하다가도 또래 친구나 교사가 먼저 시도하고 격려하면 즐겁게 참여한다고 하신 것으로 보아, 다소 아이의 기질이 소심하고 예민한 성향을 가지 아이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한테는 안전하고 안심이 되게 거리를 두면서 새로운 놀이를 소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보내신 내용 중에 아이가 자동차 키와 휴대폰에 애착을 보이는 것으로 보아, 평소에 아버지랑 자동차 타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자동차 키를 갖고 있으면 안심되고 위안을 받고자 하는 마음인 것으로 보입니다. 휴대폰은 아마도 자신이 위험할 때 연락하기 위한 안전기지 역할로 보여집니다. 물론 이러한 행동의 원인은 다양할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정서적인 안정감을 얻기 위해서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아이도 가족과 떨어져 낯선 환경에 적응할 때 오는 ‘불안감’ 때문에 정서적인 안정감을 얻고자 대상물건에 애착을 가지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아동이 자신의 생각을 반복적으로 말하는 행동 또한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스스로 현재 불안을 컨트롤하기 위한 위안의 방안으로 셀프-토크(혼잣말)를 할 수도 있고, 불안이 있어 타인에게 관심 받으려는 이유 등이 있습니다. 이때 반복적으로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은 불안한 마음에서 생기는 것이므로,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야! 지금 ‘괜찮아 괜찮아’라고 너 자신한테 힘을 주고 있구나”라고 하거나, “그래 괜찮아”라고 해줌으로서 안심과 안정이 되게 반응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아이가 정서적인 안정을 갖고 어린이집에 등원할 수 있도록 충분히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세요. 그리고 어린이집이 안전한 곳임을 알려주고, 언제쯤에 집에 갈 수 있는지 충분히 설명을 해주세요.

다소 심하게 불안을 느끼면 체계적인 둔감법을 적용하여 처음에는 어머님이 함께 어린이집 수업에 참여하다가 차츰 차츰 아이랑 조금씩 거리를 두면서 떨어지는 것이 아이의 불안을 최소화하고 안심시키는 방안이 됩니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서 점점 불안을 극복하면서 분리불안을 이겨내는 것과 더불어, 어린이집에서 자기가 무언가 성취했을 때 인정과 칭찬을 받으면 아이의 자신감이 높아져서 불안을 줄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화장실에 다녀온 사소한 행동이라도 칭찬을 해주시면 아이는 힘을 얻습니다.

이상의 상담내용이 아이들을 잘 양육하고자 하는 선생님께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사례 2 - 교사>

친구 얼굴을 할퀴는 아이

안녕하세요. 어린이집 교사입니다.
상담을 희망하는 아이는 만2세(4세) 반 여자 아이입니다.

이 아이가 친구들을 자주 할큅니다. 그냥 할퀴는 것이 아니라 양손으로 친구 볼을 쭉 할퀴곤 해서 얼굴에 전체적으로 흉이 생기는 일이 자주 있어요.

4세 중 13년 11월생이라 생일은 느린 편이지만 자기 여벌옷 사물함을 열어서 옷도 스스로 갈아입을 수 있을 정도로 야무진 아이입니다. 말귀를 잘 알아듣는 아이라 여러 번 타일러 봤습니다. 혼내기도 해보고, 윽박지르기도 해봤습니다. 그러면 "네"라고 대답은 잘합니다. 하지만 대답만 할 뿐 고쳐지지가 않네요.

많은 아이들을 겪으면서 수많은 지도를 해왔습니다만 올해는 이 아이 때문에 교사 생활하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자료를 찾아봤더니 무시하거나, 타임아웃을 하라고 나오더군요. 허나 친구를 할퀸 아이를 무시한 상태로 혼자 둔다는 게 올바른 지도방법 같지는 않더군요.

친구들을 잘 챙기곤 하면서도 한번씩 자기 맘에 들지 않으면 손부터 나가는 아이…, 어떻게 해야할까요?
너무 답답한 마음에 상담을 요청합니다.

 

<답변> 감정 표현하고 통제할 수 있도록 시간 줘야

선생님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이향숙 소장입니다.
질문내용을 보니 선생님이 어린이집 아이들을 할퀴고 꼬집는 등의 공격적 행동에 대해 어떻게 훈육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느껴집니다.

꼬집고 할퀴는 이런 공격적 행동의 원인은 불안정한 애착관계에서 야기될 수 있겠으나, 이같은 영유아를 좀 더 친사회적으로 사회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할 수 있습니다. 몇 가지 방법을 제안 해 드리겠습니다. 이 중에는 물론 다 알지만, 한 명의 보육교사가 담당하셔야 하는 원아 수가 많아 불가능한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1. 물고 꼬집고 할퀴는 행동을 하는 영유아를 진정시키는 방법을 가능한 신속하게 발견하고, 그 같은 방법을 물거나 때리는 행동이 나타나기 전에 아이에게 반복하여 항상 사용해 주십시오. 어떤 영아는 부드럽게 안아주면서 이야기를 하면 듣는 경우가 있고, 교사의 미소나 눈빛을 통해서 진정되는 영아도 있습니다. 특정 또래아이들이 서로 물고 꼬집고 할퀴는 행동을 시작했다면, 이 영아를 진정시킬 수 있는 활동이나 좋아하는 놀이방식으로 관심을 돌리도록 해 주어야 하며, 이같은 공격적 행동이 표현되지 않도록 항상 민감하게 반응해 주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2. 영유아에게 자신의 감정을 통제할 시간을 주십시오. 영유아 5명 당 1명의 보육사가 돌보게 되면 영유아들이 공격적인 방식을 표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2세 영아반의 놀잇감은 작은 장난감보다는 대근육 놀잇감과 같은 좌절감을 덜 줄 수 있는 놀잇감이 또래 상호작용이나 개별 활동을 할 때에도 훨씬 긍정적이겠습니다. 그리고 아직 놀잇감을 친구와 공유하는 것은 용납이 안 되는 나이이기 때문에, 장난감은 분쟁이 최소화되도록 충분히 많아야만 합니다.
이 시기 영아들은 서로 따라하는 것을 좋아하므로, 장난감을 2배정도 많이 갖추어 놓아야 할 것입니다. 만일 영아가 똑같은 장난감을 선택하고 옆에 있는 또래친구를 따라할 수 있다면, 긍정적이면서 친사회적 사회적 발달이 강화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비록 보육교사가 도와주어야 한다 해도, “너는 네 인형을 00가 갖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어!”나 “네 벽돌을 쓰러뜨리지 말도록 00에게 말할 수 있어”라고 말하면서 비평가적인 기법을 제안하고 아이들이 해결할 수 있도록 시간을 허락해야 합니다.

3. 언어적 의사소통이 가능한 경우, 아이들이 느낀 감정을 언어적으로 표현해 주고, “네가 해냈어, 잘했어”라고 반복하여 말하여 주십시오. 2세 이상의 경우 영아들은 정서를 이야기함으로써 인식하고 조절하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때로는 강력하고 다양한 범위의 정서를 경험하게 됩니다. 정서에 대한 어휘를 사용하는 것 자체로서 영아의 정서 조절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너는 화났어” “참아주어 고마워” “네 사진을 보니 행복해”라고 표현해 주면, 영아는 그들에게 갖는 부정적 정서를 나쁜 감정 없이 조절하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들은 또한 긍정적이고 중립적인 감정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4. 일상적 놀이에서 자기 통제의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2세 시기의 영아는 또래에 관심은 있으나, 서로 놀잇감을 공유하는 능력까지는 발달시키지 못한 연령이며, 3세경까지 이 같은 공유개념을 습득하는 시기입니다. 많은 영유아들이 한 명의 보육교사에 의해 돌봄을 받는 경우 퇴행적 행동이 나타나기 쉬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원래 나이 또래의 영유아가 보이는 또래관계에서의 유능성에 비해 덜 성숙한 양상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가급적 어린이집에서의 활동은 개별활동이나 소집단 활동 위주로 진행하시고, 공격적 행동을 하는 영유아들에게는 문제가 된 영유아와 잘 맞는 또래를 연결시켜서 블록을 번갈아 쌓아보거나, 블록놀이를 하면서 자신의 순서를 알고 기다릴 수 있도록 통제하는 방법을 말로 설명하는 시범을 보이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겠습니다.

지금 제안한 방법들을 선생님들도 잘 알고 계시겠지만, 실천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영유아들에게 어린이집 선생님은 엄마와도 같은 주양육자이므로, 영유아를 돕는 비계(scaffolding) 역할에 대해서 항상 상기하면서 가능한 순간에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마음이 중요할 듯합니다.
답변이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발행일 : 2016. 9. 21 | 전화 : 02-6360-6266 | 웹진 <아이사랑>은 두 달마다 우리 아이를 사랑하는 독자들과 만납니다.
Copyrights(c) 2009~2016 <웹진 아이사랑> All Rights Reserved. 웹진 아이사랑의 모든 콘텐츠에 대한 무단도용이나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