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함께 열차를 타고 가던 아이가 울기 시작합니다. 애써 달래보지만 아이는 울음을 그치지 않습니다. 엄마는 안절부절 못합니다. 그때 누군가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보여줍니다. 아이는 울음을 뚝 그치고 화면 속으로 빨려들어갑니다. 엄마는 안도하고 아이는 만족스럽습니다. 스마트폰 광고의 한 장면입니다.

스마트폰은 작지만 아이들에게 별천지입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TV를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좋아하는 캐릭터들이 나오는 게임도 할 수 있습니다. 요술방망이인 셈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틈만 나면 엄마 아빠의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능숙하게 패턴을 풀어 게임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합니다. 부모는 걱정스럽기는 해도 한글도 제대로 모르는 아이가 능숙하게 기기를 만지는 모습에 한편으로는 대견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처음 접하는 것은 부모의 편의에 의한 경우가 많습니다. 우는 아이 달랠 때, 엄마가 집안일할 때, 아래층에서 층간 소음을 문제 삼을 때 스마트폰은 만능해결사입니다. 눈도 잘 깜빡이지 않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모습에 아이가 집중력이 뛰어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될 정도입니다. 외식을 하거나 공공장소에서 짜증내는 아이를 달랠 때도 요긴하게 쓰입니다. 일상생활에서는 산만하지만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 땐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합니다. 스마트폰은 그렇게 아이들의 생활에 깊숙이 스며들었습니다.

스마트폰이 생활에 도움을 주고 여러모로 편리한 면은 분명 있습니다. 육아에 도움이 되는 앱들도 많습니다. 매일 새롭게 출시되는 교육용 앱들은 부모와 아이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적절히 사용한다면 꽤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독성과 의존성이 강해 적절히 사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자제력이 약하고 수용능력이 강한 유아들의 경우 어른보다 더 심각한 중독증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영유아기 때부터 스마트폰을 접할 경우 스마트폰증후군(Toddler Smartphone Syndrome)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논리적 사고를 담당하는 좌뇌와 감정적 사고를 담당하는 우뇌가 균형적으로 발달해야 하는데 이 시기에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와 같은 외부적인 자극을 심하게 받으면 뇌가 불균형하게 발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유사발달장애, 틱장애, 게임중독, ADHD, 사회성 결핍 등을 겪을 수 있다고 합니다. 자극적인 화면에 익숙해지고 대화가 줄어들면서 인지학습 능력이 떨어지고 언어 발달 저해는 물론 폭력 충동 등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구부정한 자세로 목을 숙인채 오랫동안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자세는 아이들의 체형을 불균형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문제는 유아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라면서 갈수록 스마트폰 중독이 심각해진다는 것입니다.

생각하는 능력이 확장되는 영유아기에는 오감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인지 발달과 정서 발달에 중요합니다. 스마트폰은 이러한 기회를 차단해버립니다. 자연을 가까이 하고 도서관 나들이를 하는등 되도록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져야 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놀이, 자전거 타기 등 몸을 움직이며 놀 수 있도록 부모가 적극적으로 놀이에 참여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보드게임을 부모님과 함께 시작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유아스마트폰 중독의 경우 부모의 방치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시범을 보여야 합니다. 아이는 부모를 보고 자랍니다. 집에서만큼은 사용을 자제하고 특히 아이를 달래는 방법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무조건 안 된다고 하기 보다는 시간 약속을 정해 약속한 만큼 사용할 수 있게 사용조절능력을 길러줍니다. 유아 스마트폰 중독 방지 앱을 깔아 스스로 끌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