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남부보라미어린이집 안마당에는 채소며 나무들이 아이들과 함께 튼튼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서울남부구치소 체육관 1층에 자리잡은 이곳은 지난해 9월 문을 열어 현재 15명의 서울남부구치소 직원 자녀와 34명의 주민 자녀가 어울려 생활하고 있는 직장어린이집입니다.

구치소가 아파트 단지 인근에 위치해 있는 까닭에 어린이집이 개원하기 전에는 지역주민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대표적인 혐오시설로 인식된 까닭입니다. 구치소 측에서는 테니스장과 체육관 등 편의시설을 주민에게 개방했으나 주민들의 인식에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린이집이 개원하고부터 민원 발생이 줄었고 혐오시설이라는 오명도 벗었다고 합니다. 직원들의 보육 부담을 줄이는 직장어린이집 본연의 역할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과 더불어 살아가는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는 셈입니다.

서정아 원장은 “구치소 소장님을 비롯한 교정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어린이집에 대한 지원을 해주고 있다”며 “개원한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그들의 지원이 어린이집이 자리를 잡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텃밭 만들 공간이 마땅치 않자 교정직원들이 발 벗고 나서 잔디를 걷어내 아이들이 텃밭을 가꿀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도로에 어린이보호구역을 지정하고, 담장을 만들어 주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소장님을 비롯한 직원들이 팔을 걷어 부치고 기꺼이 나섭니다.

외부 환경뿐만 아니라 어린이집 내부도 세심한 손길이 느껴집니다. 쾌적한 환경을 위해 각 반에 공기청정기는 물론 산소발생기까지 갖췄습니다. 내부 인테리어는 물론 교구재도 친환경을 고집합니다. 함께 이용하는 공동 공간에는 작은 텐트와 실내 오두막을 설치해 아이들이 뒹굴뒹굴 자유롭게 책을 읽기도 하고 친구들과 소꿉놀이도 합니다.

서 원장은 91년부터 유치원 근무를 시작으로 유아교육에 입문했습니다. 여러 유치원에서 교사와 원장으로 재직하던 중 광주지방경찰청 직장어린이집을 개원부터 참여해 운영하다 이곳으로 오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