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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보장정보원
2018년 겨울 제53호

[웹진 아이사랑 제48호] 어린이집 운영의 달인되기 - 우리 어린이집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이 있습니까?

어린이집 운영의 달인되기

알쏭달쏭 아이 언어 이해하기

글. 강미라 (한국외국어대학교어린이집 원장 / '착한아이 사탕이' 저자)

 

강미라 원장

한국외국어대학교어린이집은 2017년 6월 개원한 직장어린이집입니다. 개원을 준비하다 보면 어떤 형태의 어린이집이든 처음에는 크고 작은 어려움에 부딪히게 됩니다. 예상한 일들과 예상치 못한 변수들에 대응하며 ‘어린이집 안정화’에 많은 힘을 쏟게 됩니다.

어린이집에서는 연간 다양한 행사를 진행합니다. 행사에서 얻어지는 교육효과는 일반 교육과정에서 얻어지는 교육효과보다 더 큰 효과를 거두기도 합니다. 본 원은 일반적인 생일잔치, 현장학습, 민속놀이 등의 행사도 진행하지만 우리 원만의 특색 프로그램을 소개함으로써 첫 번째 고객인 영유아의 마음을 사로잡고, 두 번째 고객인 학부모의 사랑도 받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저는 1998년부터 어린이들과 함께 지내왔고 많은 학부모님들을 만나왔습니다. 개원하여 가장 어려운 것은 어린이들의 적응보다 학부모님과의 ‘신뢰쌓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새로운 교사들과 팀워크를 원활히 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과제입니다. 영유아, 학부모, 교직원과 라포(rapport)를 형성하는 것이 제일 먼저 실천할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이유로 저는 라포 형성을 효과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방법을 몇 가지 프로그램 사례로 소개해보겠습니다.

 

영유아를 위한 ‘기저귀안녕 파티’

만 1세 학급에서는 배변훈련이 생각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입니다. 영아에게는 신체·인지발달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노력이 중요하며, 민감하고 포용적인 부모와 교사의 역할 또한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어린이집은 이러한 과업을 달성한 후 서로의 노력을 칭찬하는 깜짝 파티로 ‘기저귀안녕 파티’를 한답니다.

행사목표
배변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성취감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행사준비
영아들이 좋아하는 풍선, 케이크, 촛불을 준비하여 축하하는 분위기를 만듭니다.
행사진행
· 손유희 및 배변훈련과 관련된 도서를 함께 읽습니다.
· 파티의 취지를 영아의 수준에 맞게 이야기해주고 축하의 인사를 건넵니다.
· 원장님이 준비한 선물(새 팬티)도 전달합니다.
· 다른 반 언니, 형들도 함께 축하해주고 파티에 준비된 간식을 맛있게 나누어 먹습니다.
행사평가
24~30개월 월령의 영아들이기 때문에 행사의 취지를 모두 이해하지는 못하였지만 파티 자체를 큰 즐거움으로 느꼈고, 학부모님의 반응이 매우 좋아 감사의 인사를 많이 받았던 행사였습니다. 다음에는 ‘기저귀야 안녕!’하며 기저귀를 던지는 퍼포먼스를 제안한 교사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행사를 통해 영아 스스로 긍정적인 성취감을 느끼고 다음 과업(도전)을 수행하고 싶은 욕구를 가질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학부모를 위한 ‘부부 데이트데이’

대가족 형태에서의 양육방식이 조부모와 이웃의 도움으로 서로 돕는 것이었다면 요즘은 핵가족, 맞벌이로 인해 홀로 허덕이는 독박 육아의 형태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학부모 상담을 하다보면 아이들 없이 부부가 영화를 보러 간다든지 외식을 해 본 경험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본 원은 5월 부부의 날(5월 21일)과 10월 마지막 금요일 밤에는 부부가 편하게 데이트할 수 있는 저녁시간을 선물하기로 했습니다.

행사목표
부모는 육아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뜻 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고, 어린이들은 어린이집에서 즐거운 행사에 참여하여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행사준비
· 요리방 : 주먹밥 재료와 식기
· 블록방 : 발달 단계에 맞는 여러 가지 블록과 오감매트
· 풍선방 : 다양한 색의 풍선과 오감매트
· 영화방 : 빔, 영화, 팝콘, 주스
· 그 외 : 행사분위기 연출을 위한 장식과 현수막, 테마명패 등
행사진행
(저녁시간이라 불안한 마음이 생기지 않도록) 즐거운 이야기로 마음을 안정시킨 후 행사 시작을 알립니다.
· 요리수업을 즐겁게 하고 함께 만든 음식으로 맛있게 저녁식사를 합니다.
· 풍선방에서 다양한 풍선의 모양과 질감을 탐색하고 신체놀이를 합니다.
· 블록방에서 오감매트 속 다양한 블록으로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며 창의력을 키웁니다.
· 영화방에서 발달 수준에 맞는 영화를 팝콘과 주스를 먹으며 감상합니다.
· 부모님이 오시면 반갑게 맞이하고 즐겁게 귀가합니다.
행사평가
이 행사는 부모님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행사였습니다. 특히 조부모나 제 3자의 도움 없이 양육을 하는 맞벌이 학부모에게는 감사인사를 여러 차례 들었습니다. 부부의 오붓한 시간을 인증샷으로 보내주신 학부모님들도 있었고, 애교 섞인 말로 한 달에 한 번씩 행사를 해주면 좋겠다는 학부모님도 있었다. 어린이들이 밤늦은 시간이라 부모님을 찾을까봐 걱정하였지만 다행히 여러 가지 놀이에 참여하느라 울거나 힘들어하는 어린이가 없었다는 것도 큰 성과였습니다.

이러한 행사를 통해 학부모님들은 잠시라도 양육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소박한 데이트시간을 가질 수 있고, 어린이들은 부모님 없는 저녁시간에도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놀면서 자립심을 키울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 될 것입니다.

 

교직원을 위한 정서경영

어린이집에서 교직원, 학부모, 영유아는 서로 필수불가결한 요소입니다. 누구는 주인이고, 누구는 고객이고, 누구는 갑이고 누구는 을일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일을 하다보면 가장 힘들면서 가장 중요한 일을 하는 것은 교육과 보육 프로그램을 실천하는 보육교사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일에서 보람이라는 보상을 원합니다. 그러한 보상이 적절히 이루어졌을 때 제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려는 욕구가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본 원은 보육교사의 사기진작을 위한 정서 경영의 일환으로 교직원에게 깜짝 선물을 해보았습니다.

 

예쁜 ○○○선생님 어머님께

어머님 안녕하세요? 저는 따님이 근무하고 있는 한국외국어대학교어린이집 원장 강미라입니다.
민족 명절을 맞이하여 평소 감사한 분들의 선물을 준비하다보니 우리 ○○○선생님을 이렇게 훌륭하게 키워주신 어머님께도 소박한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은 편지를 시작하였습니다.

○○○선생님이 집에서도 예쁘고 믿음직한 딸이겠지만 어린이집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멋진 인재랍니다. 어린이들과 학부모님들께도 인기가 많습니다. 덕분에 제가 좋은 인사를 많이 듣고 있어요.
얼굴도 예쁘지만 마음씀씀이가 얼마나 깊고 넓은지요...
아마도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덕분으로 느껴집니다.

노하우가 많은 경력교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모처럼 많이 가르쳐주고 사랑하며 즐겁게 지내겠습니다. 아무쪼록 어머님도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라옵고... 소박한 선물이지만 어머님의 미모를 지켜드리는데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2017. 09. 어느 날
한국외대 강 원장이 사랑과 존경을 담아 드립니다.
[교직원의 어머니께 보내는 '깜짝 선물‘ 이벤트]

위 편지와 함께 예쁜 양산을 선물한 날 우리 선생님들은 처음으로 ‘내가 교사가 된 것이 처음으로 자랑스러웠다’고 이야기해주었답니다. 선생님들의 고단한 삶을 지켜보는 가족으로서는 늘 힘들어보였었는데 이러한 피드백이 또 다른 힘이 되어주었을 것입니다.

어린이집 원장은 어린이집에서 대장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영유아, 학부모, 교직원이라는 큰 고객들을 만족시키는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야 그 고객이 잘 자라고, 그 고객이 믿어주고, 그 고객이 열심히 일합니다. 그 고객들이 그렇게 제 역할을 해줄 때 우리는 비로소 제 할 일을 다 한 셈이지요.

원장으로서의 삶은, 한 고비를 넘을 때마다 너무 힘든 경험들이지만 그 고비 고비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다음번 고비는 휘파람을 불며 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는 또 앞으로 나아가야겠습니다.

 

「대표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역사회와 학부모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우리 원만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올 한 해 애쓰신 모든 어린이집 원장·교직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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