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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봄 제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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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아이사랑 제48호] 전문가에게 물어요 - 친구사이, 관계 맺기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전문가에게 물어요

외동아이를 둔 부모나 다둥이를 둔 부모나 육아가 버겁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남들은 사소하게 생각할 일이라도 내 아이 문제가 되면 엄청난 무게로 어깨를 짓누릅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궁금한 점도 늘어납니다. 교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은 모두 다릅니다. 각양각색의 아이들을 보살피며 수시로 의문을 갖습니다.

이 같은 부모와 교사의 고충을 이해하고 고민을 해결해드리고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이향숙 소장이 서면으로 상담을 진행하였습니다.

 

<상담 1 - 교사>

친구사이, 관계 맺기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만2세 여아 수민이는 평소 어린이집의 규칙이나 약속 등을 잘 지키는 아이입니다. 또래 관계에서 양보나 배려도 잘 하며 자신의 부정 정서와 긍정 정서 모두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아이 입니다. 이런 성격으로 인해 수민이는 평소 친구들과 별다른 갈등 없이 지냅니다. 그런데 같은 반 여자아이 지은이와의 관계는 다른 아이들과 사뭇 다릅니다. 지은이와의 일상 관계에서는 자신의 취향에 따라 모든 것을 주도하려는 경향이 있어 사소한 다툼이 생기는 일이 자주 벌어집니다.

예를 들어 수민이가 노란색 색 도화지를 골랐다면 “지은아, 너도 노란색 골라!” 라며 명령조로 자신의 취향을 지은이에게 강요합니다. 행여 지은이가 다른 색을 고르면 “흥! 지은이 미워! 너랑 안 놀아!” 하고 토라지곤 합니다. 그 이후 한동안 수민이는 지은이와 놀지 않고 눈의 띄게 지은이를 무시하기도 합니다. 이런 수민이의 행동은 지은이를 많이 힘들게 합니다.

교사로서 두 친구 사이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주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지은이는 수민이의 부정적인 반응에 더 큰 무게를 두는 편이라 수민이가 마음을 풀 때까지 한쪽에서 훌쩍이며 울고 있거나 침울하게 지냅니다. 수민이의 강압적인 태도를 바로잡고 지은이가 자신의 감정을 두려움 없이 표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지만, 그 또한 일시적이고 돌아서면 다시 같은 일이 벌어지곤 합니다.

두 아이가 서로 수평적인 관계 맺기를 하도록 도와주고 싶은데 어찌 도와주어야 할지, 또 제가 두 아이 사이에서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도움말씀 부탁드립니다.

 

<답변> 결핍에 의한 행동, 주변 관계 살펴보고 자존감 높일 수 있도록 도와야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이향숙소장입니다.

먼저, 서로 다른 성향의 아이들을 돌보시느라 정말 수고가 많으십니다. 같은 반에 다른 성향의 아이들이 서로 부딪치면 많이 힘드실 것 같습니다.

일단, 수민이와 지은이 모두 만 2세 여아이지요. 만2세 아동에게 있어서 규칙이나 약속을 잘 지키고, 양보와 배려를 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에 주목해 주세요. 수민이가 유독 지은이에게만 주도적이고 강압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아이 주변상황을 더욱 더 자세히 지켜보아야 할 것입니다. 환경적으로 강제적 훈련이나 학대가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정서적 결핍이 존재 하는 것은 아닌지 잘 지켜 봐주세요. 수민이의 가정이나 다른 친구들로부터 억압되거나 답답한 마음을 지은이로부터 보상받고자 하는 심리가 존재하는지 더 자세히 확인 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은이의 경우, 평소 지은이가 수민이의 반응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을 보면 아마도 심리적으로 수민이를 의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입니다. 평소 긍정정서와 부정정서 모두 거침없이 표현하는 수민이에 반해, 수민이가 놀아줄 때까지 침울하게 지내며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지 못하는 지은이의 행동을 비교해본다면 두 아동의 기질은 정반대로 여겨집니다. 자신과 정반대되는 성향을 가진 수민이에게 끌리고 친하게 지내고 싶어하는 심리가 지은이에게 내재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만큼 선생님께서 지은이에게 자신의 감정을 두려움 없이 표현하도록 도와주셨던 것은 지은이에게 큰 힘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수민이와 지은이의 행동양상이나 성격은 정반대이지만, 두 아이 모두 결핍에 의한 행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수민이의 가정환경이나 부모와의 애착관계, 또는 다른 친구들과의 관계가 어떤지 자세히 살펴보실 것을 권유 드립니다. 부모님이 너무 엄격하거나, 갈등을 회피하고자 규칙을 지키고 양보하는 것을 강요하는 양육태도는 아이의 분노를 일으킵니다. 만약 그러한 양육환경이라면, 수민이의 억압된 감정이 밖으로 잘 표출되도록 도와주세요. 신문지 격파와 같은 놀이는 아이의 억압된 감정 표출해 주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지은이는 기질상 겁이 많고 의존적인 아이로 보입니다. 어른들로부터 부정적인 반응을 자주 경험한 아이들은 망설임이 많고 확신이 없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아동에게는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지 마시고 아이의 행동에 대한 칭찬과 격려가 필요합니다. 아주 작은 일이라도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시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쌓아 주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한 어떤 일에 대한 결과를 중요시 하기보다는 아이가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칭찬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세요. 장난감이나 옷을 고를 때에도, 아이가 읽을 책도 스스로 꺼내올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러다 보면 자신의 선택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며 자존감 또한 높아질 것입니다. 일상생활에 더욱 활발하게 자신을 표현하고 참여하게 도와줌으로써 자신이 획득할 수 있는 사회적 보상의 즐거움에 대해 깨닫게 도와주세요.

마지막으로 아이가 선택한 것에 대해서 부모님이나 선생님께서 꼭 인정해주셔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친구의 말이나 행동을 따라하기보다는 자신만의 말과 행동을 하는 일이 더 늘어날 것입니다. 아이들의 자기주도성은 아이에게 선택할 기회를 많이 주실수록 생깁니다.

 

<상담 2 - 교사>

다문화 가정 불통 부모, 소통을 어떻게 하나요?

다문화 가정의 여자 영아입니다. 입소신청 시 선천성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부모님의 양육태도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먹는 음식에 대한 관심, 신체발달에 대한 부분, 말문 트이기, 투약에 대한 일 등 전반적인 어린이집 생활이나 가정생활에 대해 부모와 소통이 어렵습니다. 문자, 수첩, 밴드 등 안내, 안내장을 통해 여러 번 소통을 시도하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부모참여수업에 대한 참석도 없습니다. 부모 면담기간에 전화상담을 요구하여 아버님과 전화통화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문화 특성상 상세하고 정확한 이해를 위해 상담을 요청하고 통신문을 통해 안내를 하고 있지만 답변이 없습니다. 육아지원센터에 다문화 부모교육에 대한 교육신청서를 가정으로 발송하였으나 그 또한 답변이 없습니다.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도록 돕는 곳이 어린이집이라고 생각하는데 너무 어렵네요. 받아들여지지 않는 부모의 태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답변> 어려움 이해해주고 공감과 응원이 먼저, 마음 열 수 있게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이향숙 소장입니다. 부모님과 소통이 잘 되지 않는 다문화가정의 아이로 인해 걱정이 많으시군요. 연락이 닿지 않은 부모님으로 인해 많이 힘드시겠어요. 열정을 가지고 아이를 케어해 주고 싶은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이 많이 느껴집니다.

아이와 부모님에 대한 특성 등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답변이 드리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점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이해를 해보자면, 한국사회에서 국제결혼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한국인 부모’를 전제로 만들어진 교육 제도 하에서 민족적, 문화적 배경이 다른 부모가 보통의 한국인 부모들도 힘들어 하는 자녀교육을 적절히 진행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일 겁니다. 또한 발달단계에 따라 적절한 교육적, 양육적 성취를 이루는 것 자체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 많은 국제결혼 부부의 공통된 고민일 것입니다. 어린이집 선생님과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할 지, 친구관계 지도를 어떻게 해야 할 지, 그 외 주위와의 관계 속에서 자녀와 부모의 심리적, 사회적 성장을 이루어내는 것이 역시 풀기 어려운 숙제라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들어 다문화가족 자녀에 대한 여러 사회적 관심이 급증하고는 있지만, 다문화가족 자녀가 보여주는 발달과 교육적 성취의 부정적 측면이 유독 강조되고 있어 관심이 높아질수록 여성결혼이민자나 그 자녀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즉, 아이의 어머니께서 상당한 사회적 불안이나 압박, 따가운 시선, 실질적 생활고 등으로 인해 위축되고 고립되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위축되고 자존감이 낮아진 경우에는 주변의 관심과 소통 및 참여 요구, 자녀 성장에 대한 우려 등이 상당한 압박이자 부담, 그리고 자신을 향한 질책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매우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누군가가 자신의 상황이나 마음을 진심으로 알아주고 격려해준다면 그 응원에 힘입어 자신을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머니의 어려운 상황과 두려움에 대한 공감을 먼저 나눈다면 그 분 또한 선생님께 마음을 열 것으로 생각됩니다.

즉, 아동의 생활수첩을 통해서나 따로 편지를 통해서라도 우선은 아동의 양육에 어려움이 많으시지는 않은지, 힘드시지는 않은지에 대해 알아주시고, 그럼에도 아동이 잘 자라고 있음에 대한 격려를 해주셔야 합니다. 발달적으로 부족함이 있는 아동이라 생각하시더라도 분명 그 아이만의 강점이나 뛰어난 점 등이 있을 것입니다. 그 부분을 먼저 어머니께 알려드리세요. 아이가 이런 부분이 뛰어나고 이런 면이 아이에게 좋은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것 등의 이야기부터 알려주시는 겁니다.

그렇게 소통이 시작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처음부터 아이가 이런 부분이 부족하고 이런 부분을 도와주셔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원에 와 주세요!’ 의 메시지가 전달되면 더더욱 원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거워지고 회피하기 마련일 것입니다. 지지와 격려가 뒷받침되어 어머니께서 세상 밖으로 한 발짝 나오신 다음에, 그 후에 아동을 위해 조금 더 도와주실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의논하시는 것이 수순일 것입니다. 원의 선생님으로서 쉬운 일은 아니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아이를 걱정하고 생각하는 선생님의 이러한 따뜻함과 열정이라면 충분히 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머니의 꽁꽁 언 마음이 녹아내려 이 어머니와 아동이 좀 더 행복해지고 발전할 수 있게 된다면 선생님의 보람도 무한으로 커질 것 같습니다. 이러한 성장과 변화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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